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0일 국회 본관 앞 천막 농성장에서 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며 자리를 깔고 누웠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이용빈, 홍성국 민주당 의원이 농성장을 격려 방문하자 “어제 고기 굽는 꿈을 꿨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말이 부쩍 느려진 모습이었다. 움직일 땐 주변인들의 부축을 받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재명 대표의 체력이 굉장히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단식 11일차인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자리에 누워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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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는 단식투쟁을 시작하면서 △대통령의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했지만 정부여당에선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이재명 대표 단식 농성장에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생각해 보겠다”며 즉답을 미뤘다. 이후 10일 현재까지 이 대표 단식 농성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전날(9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재명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 8시간 만에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은 남은 조사를 위해 오는 12일 추가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 대표 측은 “당내 일정이 있어서 출석이 어렵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명분 없는 단식쇼를 벌이고 건강 이상설을 흘리며 8시간 만에 제멋대로 조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사실상 수사방해”라며 “개인비리로 조사받는 제1야당 대표가 보여주는 ‘무소불위’의 막무가내 행태를 대체 언제까지 봐야 하는가”라고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자발적 단식, 출퇴근 단식이 수사와 재판 지연의 원인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언했지만, 야간엔 ‘경호 문제’를 이유로 국회 본관 내 모처에서 취침을 한 뒤 아침에 다시 단식장에 나오고 있다.
전주혜 대변인은 “난데없이 지난달 31일부터 단식을 시작한 이재명 대표는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다음에 또 출석할 테니 이번 조사를 빨리 끝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재명 대표 측은 지금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단식을 핑계로 몸져누워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입원해 영장 청구를 막아보겠다는 심산은 아닌가”라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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