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대회 13차례 출전…"경험 안 하면 성장 못 해"
신유빈, 날카롭게 |
(평창=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그건 모든 선수가 똑같지 않나요? 다 감안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죠."
랭킹 관리를 위한 '강행군' 탓에 경기력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신유빈(대한항공)의 답이다.
신유빈은 10일 강원 평창돔에서 끝난 2023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메달 3개를 따냈다.
여자 단체전에서 은메달 1개, 혼합 복식과 여자 복식에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하지만 여자 단식에서는 16강에서 태국의 오라완 파라낭에게 충격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단식 랭킹에서 신유빈은 9위, 파라낭은 92위다.
신유빈의 단식에서 부진한 것을 두고 많은 탁구인이 랭킹 관리에 집중하는 대표팀 운영 방식 때문이라며 비판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해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대회에 거의 빠지지 않고 출전했다.
WTT에 최대한 많이 출전해야 랭킹을 높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랭킹이 높아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대진을 받을 수 있다.
좋은 대진을 받으면 '최강' 중국 선수를 최대한 늦게 만난다. 그래야 메달 획득 가능성이 커진다.
신유빈, 귀중한 땀방울 |
신유빈은 WTT에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올해 13개의 국제대회에 나섰다. 아시아,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남아프리카공화국·튀니지), 남미(브라질)까지 가야 했다.
어차피 강자들을 이기려면 랭킹이 아닌 '실력'이 중요하므로, 랭킹 관리를 위해 국제대회 '뺑뺑이'를 돌릴 게 아니라 국내에서 훈련에 매진할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는 게 대표팀에 비판의 날을 세우는 탁구인들의 주장이다.
이날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짝을 이뤄 나선 여자 복식 준결승전에서 쑨잉사-왕이디 조에 1-3으로 져 동메달을 따내며 대회 일정을 마친 신유빈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자기 생각을 담담하게 말했다.
신유빈은 "(국제대회 출전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나도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랭킹 시스템은) 모든 선수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만 지켜야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냥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신유빈도 마찬가지였다. 단체전, 혼합 복식, 여자 복식에서 모두 중국에 지면서 도전을 끝냈다.
전지희-신유빈, 만리장성 높았다 |
신유빈은 "나보다 잘하는 선수들을 이기는 건 하나를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여러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내 탁구를 더 단단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열흘여 앞으로 다가온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는 신유빈은 "열심히 준비해서 항저우에서 좋은 경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대회 마지막 날까지 살아남은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면서 "오늘 복식 마지막에 실수해서 유빈이에게 미안하다. 아시안게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오광헌 여자 대표팀 감독은 "국내에서 하다 보니 선수는 물론 코치진들도 부담이 컸다"고 털어놓으면서 "중국 선수들과 경기를 복기하겠다. 항저우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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