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도쿄 토요스 도매시장수산시장을 찾아 일본 앞바다에서 잡힌 해산물을 맛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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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중국과 원자력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라고 부름) 문제로 갈등을 겪는 가운데 중국을 향해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7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서서 대화를 나눈 것은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 구축을 위해 극히 중요하다"면서 "고위급을 포함한 모든 수준에서 (중국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꾀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루 전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세안 정상회의를 앞두고 별도의 짧은 대화를 가졌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리 총리가 대기실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자 먹던 도시락을 남기고 서둘러 대기실로 찾아갔다.
리 총리를 만난 기시다 총리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리 총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열린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는 공개 발언을 통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엔 과학적 문제가 없다며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는 돌출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핵오염수 방류는 전 세계 해양 생태계 및 사람들의 건강과 연관된다"면서 "일본은 이웃국가 및 관계자와 충분히 협의하며 책임 있게 오염수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의 발언 수위를 두고 신중히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요미우리는 중국의 수산물 수입금지가 부당한 경제적 위압에 해당한다고 강력히 비난하며 강경 자세를 취하는 방안도 부상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진흙탕 싸움을 피하는 것이 지지를 얻기 쉽다고 판단해 "돌출 행동" 정도로 수위를 낮췄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리 총리의 비판 수위를 두고는 "상당히 억제한 것"이라고 평하면서, 이후 열린 중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 정상회의에선 오염수 문제가 아예 거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일본을 향해 들어 올렸던 주먹을 내려놓을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요미우리의 평가다. 중국이 태도 전환을 검토하는 배경엔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 미국, 프랑스, 호주 등 국제사회의 이해가 확산하면서 중국의 고립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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