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사우디 130만 배럴 감산 유지 발표
“에너지 비용 상승 부채질…美와 마찰”
미국 텍사스주 미드랜드 유전에서 석유가 시추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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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으로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운데 내년 말 배럴당 107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격적인 감산을 풀지 않을 경우 내년까지 유가가 세자릿수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12월 86달러 수준을 보이다 내년 말까지 93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렌트유는 영국 북해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세계 유가의 기준이 되는 유종 중 하나다.
사우디의 석유 공급량 감소 등이 유가 강세 위험으로 지목됐다. 골드만삭스는 “사우디의 석유 공급량이 기존 예상보다 하루 50만배럴 감소할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배럴당 2달러 오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하루 170만배럴의 감산 중 절반이 회복될 것으로 지난 4월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제 감산이 더 연장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연장이 계속될 경우 석유 생산에 대한 일부 가정이 수정될 수 있다”면서 “OPEC+가 올해 감산 조치를 내년 말까지 완전히 유지하고 사우디만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릴 경우 브렌트유 가격은 내년 12월 107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사우디 에너지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하루 100만배럴 자체 감산 정책을 오는 12월까지 3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하루 30만배럴 수축 감축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밥 맥널리 전 백악관 에너지 고문은 “이번 감산 유지 결정은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석유 정책을 둘러싼 사우디와 러시아의 단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세계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최대 산유국 두 곳이 가격을 올리려는 조처를 하면서 미 백악관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에 타격을 입히고,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
다만 골드만 삭스는 OPEC+가 공격적인 감산 정책을 장기간 지속할 경우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넘어설 경우 미국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이 공급량을 늘릴 유인이 되는데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더 많은 투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미국이 외교적 해법을 통해 원유 공급 확대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업계 정보분석 업체인 리스태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사우디 감산에 대응해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나라에서 더 많은 원유를 시장에 들여오는 것”이라며 이란산 및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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