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도 완패 굴욕…한국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역대 최악' 6위로 마감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세계랭킹 39위의 카자흐스탄에게도 완패를 당하면서 아시아선수권 역대 최하위인 6위로 일정을 마쳤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29위)은 6일 태국 나콘라차시마 MCC홀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배구선수권 5위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에 세트스코어 0-3(24-26, 23-25, 23-25) 완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예선에서 베트남(40위)에 덜미를 잡혀 C조 2위로 힘겹게 8강 라운드에 올랐고, 8강 라운드에서는 태국(14위)에 완패해 5-8위전으로 떨어졌다. 인도를 잡고 5위 결정전으로 올라왔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도 패하며 6위로 대회를 끝냈다.

한국은 1975년 아시아선수권에 처음 참가한 이래 20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승은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준우승 7회, 3위 10회, 4위 3회로 자존심은 지켰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6위에 머물렀고, 아시아 4강도 자신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만 확인했다.

1세트 듀스 접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카자흐스탄에 세트를 내준 한국은 2세트 19-18로 앞섰으나 카자흐스탄에게 19-19 동점을 내준 뒤 이내 20-19 역전까지 허용했다. 이후 상대 범실로 균형을 맞췄으나 카자흐스탄이 다시 리드를 잡은 후 한국의 공격이 가로막히며 점수가 벌어졌다.

카자흐스탄은 23-20까지 한국을 따돌렸고, 한국은 강소휘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했고, 상대의 공격 범실로 23-24,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으나 점수를 뒤집지는 못했다. 2세트까지 공격은 19-9로 압도했으나 블로킹에서 0-7로 차이가 났다.

두 세트를 내리 내준 한국은 3세트에도 1-4로 끌려가며 세트를 시작했다. 2-5에서 강소휘의 연속 득점 후 상대 범실로 5-5 동점. 이어 카자흐스탄이 3연속 득점으로 앞서나가자 한국은 강소휘와 박정아를 앞세워 따라붙었다.

카자흐스탄이 근소하게 앞서가면 한국이 따라붙는 양상이었다. 한국은 7-11에서 이주아의 득점과 정호영의 연속 블로킹으로 10-11, 한 점 차를 만들었다. 그리고 11-13에서 이선우의 공격과 정호영의 블로킹으로 13-13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이 리드를 내주지는 않았고, 6연속 득점으로 19-13까지 앞서나갔다. 한국은 이한비의 공격, 이주아의 블로킹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카자흐스탄이 먼저 20점 고지를 밟은 뒤에는 19-20까지 카자흐스탄을 압박했으나 근소한 차이를 넘기가 어려웠다.

21-22에서 박정아의 공격으로 22-22 동점을 만든 한국은 내리 두 점을 헌납하고 매치포인트를 허용했고, 다시 박정아를 앞세워 한 점을 만들었으나 결국 한 세트도 잡지 못하고 경기를 끝내야 했다.

대회를 마친 대표팀은 7일 귀국해 여독을 푼 뒤 폴란드로 건너가 16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을 치른다. 파리 올림픽 예선을 마치면 중국으로 이동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전패라는 수모를 당한 한국 여자배구는 최근 국제 무대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메달은 물론 오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파리올림픽 여자 배구 본선은 12개국이 출전한다. 개최국 프랑스가 본선 티켓 한 장을 가져간 상황에서 6장은 오는 9월 폴란드 세계예선에서 주인이 가려진다. 나머지 5장은 FIVB 세계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한국 여자 배구는 세계랭킹의 급격한 추락으로 파리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건 세계 예선 통과밖에 남지 않았는데, 전력상 예선 통과도 쉽지 않아 보인다. 파리 올림픽 예선 C조에서 한국은 미국(2위), 이탈리아(6위), 폴란드(7위), 독일(13위), 태국, 콜롬비아(20위), 슬로베니아(25위)와 맞붙는다.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배구는 파리 올림픽 출전이 불발된다면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다.

사진=AVC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