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당분간 기름값은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3.9.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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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기름값 부담이 추석 귀성길 물가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설날보다 15% 높은 리터(ℓ)당 1800원 선까지 치솟는다. 기름값이 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민생 부담은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 수입 유종인 두바이유 가격은 5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9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최고치로 지난해 11월 11일(91.11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다.
국제유가는 7월 말부터 80달러 선을 넘으면서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에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의도적으로 공급을 줄이면서 가격 변동성을 키웠다. 사우디는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한다. 러시아도 이를 추종해 감산을 동일하게 연장키로 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추세)을 다시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확대됐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 기름값도 위태롭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에 반영된다.
석유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올 추석을 앞두고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51원, 경유 가격은 ℓ당 1642원이다. 이달 내로 1800원선, 경유 가격은1700선까지 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33원, 경유 가격은 1727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설 명절과 비교하면 서민들의 추석 귀성길 부담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휘발유값은 ℓ당 1800선까지만 오른다고 가정하더라도 지난 1월 설날 연휴 기름값(1월 20일 1563원) 대비 15% 넘게 뛰는 셈이다.
문제는 기름값은 다른 물가품목을 끌어올리는 가중치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기름값 인상이 운송비 등 부담을 늘려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추석 물가 전반에 부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2%대에서 3% 중반대로 뛰어오른 것에도 국제유가 급등이 크게 기여했다.
한편 정부는 추석민생대책을 내놓았지만 기름값 부담을 낮추는 직접적인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류세 인하조치(휘발유 25%·경유 37%)는 8월부터 2개월 연장됐지만 기존에도 적용됐던 할인폭이기 때문에 추가로 기름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없다. 특히 유류세는 종량세로 매겨지기 때문에 유가 변동과 무관하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원유 수입단가를 선행하는 두바이유의 상승세를 살펴볼 때 9월에도 석유류는 중요한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물가가 빠르게 둔화된 주요 원인이 에너지 가격의 역기저 효과라는 점을 보여주는데 (하반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상반기처럼 빠르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3% 내외에서 정체돼 변동성 강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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