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연출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경계심이 퍼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9원 높은 1332.5원에 개장했다.
전날인 5일 원·달러 환율은 1319.5원으로 개장했다. 이후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위안화 약세의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호주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국 화폐 가치가 동반 하락하자 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퍼지면서 역외 달러 매수가 급증,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0.8원 오른 1330.6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밤 사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7달러 수준까지 오르는 등 유가가 상승하자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긴축에 대한 경계심이 퍼졌다. 소매판매가 여전히 견고하고 연말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CPI) 전망치가 3% 후반에 달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상방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데이터를 확인한 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완화적 메시지를 내놔 상방 압력을 완화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유로화·위안화 약세 등이 반영돼 1330원 구간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위안화 강세를 통한 달러화 가치 견제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업체 매도물량이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국제유가 상승, 유로·중국 경제지표 부진, 양호한 미국경제 등으로 인해 위험회피 및 달러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주경제=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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