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사우디 감산에 따른 공급 리스크”…연말 90달러 초 전망
中 경기 활황 최대변수…“10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급격한 상승한 요인 없어…中 디플레이션, 유가안정 도움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사진 = KIE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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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최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기준점으로 사용되는 브렌트유는 지난 6월만 해도 배럴당 70달러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4일 현재 89달러로 급등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를 기록해 석 달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것도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컸다.
이 원장은 “전체적으로 유가는 공급발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으로 인해 재고가 줄어든 영향이 커보인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의 지난달 출하량은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일일 약 560만배럴로 감소했다. 중국·미국에 대한 수출도 최근 몇 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이 원장은 “유가는 당분간 우상향 흐름을 보이더라도 상승 속도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며 “(2022년초처럼)급격하게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원장이 제시한 연말 최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대 초반으로, 상승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사우디의 원유 감산 효과를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국제유가가 큰폭 상승할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며 “사우디는 추가 감산을 하고 싶겠지만, 다른 산유국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적절한 수준에서 감산을 조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수는 미국과 중국 등 경제 대국들의 경기 회복 여부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조가 원유 수요를 늘리는 등 시장을 자극할 경우 유가 불안정성이 커질 전망이다. 그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에 미국·중국의 경기가 회복 흐름이 더해지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최근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완화가 국제유가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그간 우리나라는 이란으로부터 석유화학산업의 필수원료인 나프타(Naphtha)를 뽑아낼 수 있는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수입해왔으나, 현재는 중지된 상태다.
이 원장은 “주요 산유국 중 한 곳인 이란의 원유 공급이 시작된다면 유가 상승세가 꺾여 다시 배럴당 70달러 수준까지 안정화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핵(核)합의 등 갈 길이 멀어 더 지켜봐야 한다. 협상이 길어지면 유가 조정 요인이 되기 힘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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