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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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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AG 적응은 30분이면 된다”던 클린스만 감독, 이제 만족하십니까? [서정환의 사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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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이강인(21, PSG)이 쓰러졌다.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표팀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원격지휘 논란’이 불거진 클린스만은 지난 17일 국내취재진을 상대로 ‘온라인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였다. 역시 가장 큰 이슈는 재택근무 논란과 이강인 아시안게임 조기차출 논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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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AG 적응, 30분이면 된다고?

클린스만은 “(이강인은) 성인 대표팀 선수이기에 우리 팀에 합류해서 경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웨일스, 사우디전은 중요하다. 이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서 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강인 문제에 대해 양보는 없을 것이라 공언했다.

축구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이강인은 황선홍호에서도 핵심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전담키커를 맡는 이강인의 발끝에 다른 모든 선수들이 호흡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조기차출을 허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강인이 30분이면 AG팀에 적응할 것이라는 농담까지 했다.

클린스만은 “황선홍 감독의 고충을 이해한다. 군 문제와 병역 혜택에 관해 공부했다. 생각 이상으로 (아시안게임이) 중요한 대회라는 걸 느낀다. 이강인이 병역 혜택을 받는다면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클린스만은 “(이강인이) 성인대표팀에서 먼저 좋은 성적을 내고 중국 가서 사고를 치라고 하고 싶다. 이강인의 성격이나 캐릭터를 고려하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들어가서 적응하기까지 30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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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게임이 아니다. 어떤 선수도 30분 만에 새로운 팀에 적응할 수 없다. 클린스만은 이강인을 아시안게임에 보내주는 것만 해도 대단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대회에 임할 이강인의 컨디션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아니면 병역혜택은 없다. 단순히 대회 참가만으로 이강인의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PSG 구단은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쳤다. 이강인은 9월 A매치 소집기간까지 구단에 남아 치료에 전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강인은 9월 A매치에 뛸 수 없게 됐다. 이강인 부재에 대한 ‘플랜B’는 과연 무엇인지 클린스만 감독의 역량이 또 한 번 만천하에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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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재택근무도 모자라 투잡까지? 일반회사원은 그렇게 하면 잘린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은 국내상주 약속을 어기고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과 유럽에서 보내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클린스만도 알고 있다. 그는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엔 과장된 점이 있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서 이제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 직접 가는 방법도 있지만 가지 않더라도 각국에 있는 코칭스태프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 중”이라고 해명했다.

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역대 많은 감독들을 모셨지만 클린스만 감독처럼 일을 많이 하는 워커홀릭은 없었다. 계속 전화기를 붙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클린스만이 한국에 상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이상의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옆에 있다면 언제든 찾아가 직접 말로 해결할 일을 몇 개의 통신수단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피드백 역시 즉각적으로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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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택이다. 한국과 16시간의 시차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업무시간에 클린스만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과 저녁뿐이다. 클린스만의 논리 대로라면 한국에 거주하면서도 얼마든지 통신장비를 활용해 해외 구단 및 스태프들과 소통할 수 있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클린스만이 미국에 거주하며 ESPN 패널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클린스만은 해리 케인의 뮌헨 경기, 메시의 미국경기 등에 대해 논평을 했다. 해외리그를 챙겨 보는 이유에 대해 그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국제적 시야를 가지고 현대축구의 흐름과 변화를 살피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상대적으로 K리그에 소홀하다는 평에 대해 그는 “차두리와 마이클 김 코치도 보고 있다. 스트링가라, 쾨프케 코치, 헤어초크 수석코치도 K리그를 관전했다”고 대변했다. K리그 최고 빅매치였던 울산-전북전 등을 클린스만은 직접 보지 않았다. 그는 스태프들이 주는 의견을 종합하는 수준의 매니저 역할로 대표팀 감독이 충분하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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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에게 막대한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한국축구를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EPSN 패널로 활약하며 ‘투잡’을 뛰고 있다. 일반 회사원이 출근도 제대로 하지 않고 투잡을 뛴다면 해고 사유가 된다. 축구팬들은 “자기 마음대로 일하고 연봉도 높고 한국대표팀 감독하기 참 좋겠다”며 그를 조롱하고 있다.

클린스만은 9월 A매치를 앞둔 선수명단 발표도 이례적으로 온라인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9월 유럽원정을 떠나기 전 한국에 들어오지 않겠다는 의미다.

과연 한국대표팀이 앞으로 A매치에서 승리한다고 클린스만에 대한 논란이 전부 가라앉을까. 클린스만의 계획대로 간다면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이 가능한 것일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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