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도쿄전력에 신속한 준비 요청”
중국 “핵 하수 방류” 반발
NYT “한일 새 우호관계 복잡하게 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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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시절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어민과 주변국 등 국내외 반대를 무릅쓰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평가에 따라 방류를 속행한다는 입장이다.
22일 NHK방송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각료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기상과 해상 환경에 문제가 없다면 24일부터 방출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IAEA가 승인한 계획에 따라 방류를 신속하게 준비할 것을 도쿄전력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처리수(오염수)가 모두 방류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일본 정부는 안전하게 조치가 이행되도록 모든 책임을 질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도쿄전력은 “정부의 요청을 엄숙히 받아들여 최대한 긴장감을 가지고 방출 개시를 위한 준비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관으로 옮기는 작업을 마치면 정해진 일정에 따라 방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22일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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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IAEA는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고 방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우린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일본이 취한 접근 방식이 국제 안전기준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처리수를 바다에 점진적으로 방류하는 것은 사람과 환경에 무시할 수준의 방사능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일본 정부는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에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낼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부 과학자들은 여전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오염수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염수는 앞으로 30년에 걸쳐 방류될 계획인 만큼 장기간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안전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오염수 방류를 반대했던 중국은 격하게 반발했다.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는 오염수를 ‘핵 하수’로 칭하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매우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일본 정부는 자국민과 국제사회 모두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비난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정부는 일본의 계획에 지지를 표명한 상태다. 다만 한국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시다 총리 발표 후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이 오늘 역사에 후회 남길 결정을 한다”며 “기후재난과 환경재앙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상황을 더 악화하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해양 투기로 발생할 수 있는 국내산 수산물 소비 위축을 최소화하는 대책과 함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가 해제되지 않도록 모든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일본 정부 결정에 일제히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오염수 방류가 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우호 관계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고 영국 가디언은 ”한국 정부는 최근 방류에 대한 이의를 철회했지만, 야당과 많은 국민은 방류가 식품 안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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