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이강인이 아직 맞지 않은 옷을 입어 프랑스 무대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제는 딱 맞는 옷을 입어 라리가 시절 보여준 영향력을 발휘할 때가 됐다.
프랑스 언론 르 파리지앵은 21일(한국시간) PSG가 추가로 미드필더 영입 없이 내부에서 팀의 공격을 이끌 플레이메이커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언론은 "PSG가 내부적으로 미드필더를 더 영입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만약 마음이 바뀌더라도 PSG는 플레이메이커를 찾는 데 며칠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있는 선수단 내에서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엔리케 체제에서 자신감이 있고 엔리케는 그를 아주 칭찬하고 있다. 이강인을 발전시키는 건 엔리케에게 달려있다"라며 "이강인은 왼쪽 미드필더로 뛰어야 한다. 스페인에서 그는 이 역할에서 통계적으로 가장 성공했다"라며 이강인에 대해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우가르테에 대해 언론은 "우가르테는 다닐루가 수비적으로 완전하지 못하면, 수비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라며 "워렌 자이레-에메리가 오른쪽, 이강인이 왼쪽에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PSG는 현재 다양한 미드필더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주전급으로 평가받는 건 우가르테, 자이레-에메리, 그리고 이강인 혹은 파비안 루이스다. 이강인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올라간 지난 리그1 2라운드 툴루즈전엔 루이스가 우가르테, 자이레-에메리와 함께 출전했다.
자이레-에메리가 17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지만, 제 역할을 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행이 유력한 마르코 베라티의 빈자리를 메우는 가운데 남은 왼쪽 한자리는 이강인과 루이스의 경쟁 구도로 비춰지고 있다.
구단과의 갈등을 일단은 접어두고 1군에 복귀한 킬리앙 음바페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돌아오면서 이강인이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와야 한다는 의견이 프랑스 현지에서도 지배적인 상황이다.
언론은 "엔리케와 코치진이 이강인이 PSG 경기의 플레이메이커가 되길 바란다"라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강인이 왼쪽과 중앙 사이에 위치해 창의적인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이강인의 중원 기용을 주장했다.
왼쪽과 중앙 사이 공간은 4-3-3 전형에서 왼쪽 중앙 미드필더의 자리를 뜻한다. 흔히 '메짤라' 위치와 역할로 규정되는 이 위치에서 주로 공격적인 재능이 있는 미드필더들이 현대 축구에서 가장 많이 중용되고 있다. 이강인이 많은 공간과 넓은 시야를 확보해 정확한 패스나 직접 박스 타격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강인이 현재 활용되는 것처럼 왼쪽 윙어로 나서기엔 어려움이 있다. 마요르카 시절처럼 베다트 무리티 같은 타겟 스트라이커가 있지 않기 때문에 하무스, 음바페, 그리고 우스망 뎀벨레의 공격성을 활용하기 위해선 한 칸 아래에서 정확한 패스를 해줄 수 있는 이강인의 역할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PSG는 엔리케 감독이 아닌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2022/23시즌 라리가 중하위권 팀 마요르카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한 이강인을 확인하고 영입했다.
이강인이 지난 시즌 라리가에서 보여준 공격력은 어마어마했다. 그는 라리가 36경기에 나서 6골 6도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드리블에 한해서는 유럽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해도 이견의 여지가 없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강인은 라리가에서 드리블 성공 90회를 기록하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112회·레알 마드리드) 다음으로 드리블 성공 2위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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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전문 통계 업체 옵타는 지난 5월 24일엔 당시 기준 유럽 5대 리그 드리블 성공 횟수와 성공률 지표를 공개하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리오넬 메시, 주드 벨링엄, 제레미 도쿠, 제레미 프림퐁 다음으로 성공 횟수 6위, 성공률은 1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PSG는 이러한 이강인의 활약을 확인하고 영입했다면 엔리케 감독과 논의 후 그를 적절한 위치에 놓아야 한다. 지난 2경기에서 이강인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했다.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위치에서 그가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진=EPA,AFP/연합뉴스, 마요르카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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