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절친한 사이였던 네이마르와 이별을 앞둔 이강인이 '돌아온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 옆에 서면서 '이강인-음바페' 조합의 시동을 걸었다.
PSG(파리 생제르맹)는 1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 계정을 "PSG에서 4년을 함께한 크리스토프 보도는 의료진과 1군 의료팀 디렉터 자리에서 물러난다"라며 "우린 보도가 항상 보여준 전문성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팀의 새로운 의료진 디렉터 패트릭 플라망을 환영한다"라고 발표했다.
4년 동안 선수들의 몸 상태를 관리하고, 부상을 치료해 준 팀 닥터와 결별하게 되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포함해 PSG 1군 선수들은 함께 그라운드에 모여 마지막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PSG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밝은 얼굴로 팀 닥터와 마지막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네이마르 옆에 착 달라붙었던 이강인이 음바페 옆쪽에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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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은 입단 직후 곧바로 네이마르와 절친한 사이가 됐다. 무엇보다 스페인어를 하는 것이 두 선수가 친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네이마르는 PSG 캠퍼스에서 진행된 프리시즌 훈련 초기부터 이강인과 꾸준히 호흡하며 적응을 도왔다. 아시아 투어에서도 두 선수는 부상으로 벤치에 앉아 있을 때 서로 장난을 치며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이강인은 네이마르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등 익살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선수는 한국에서도 장난을 이어갔다. 지난 2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진행된 오픈 트레이닝에서 네이마르는 "이강인"을 연호하는 한국 팬들의 목소리를 듣자, 이강인의 팔을 붙잡고 강제로 올려 인사하도록 했다.
두 선수는 지난 3일 오후 5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PSG와 전북 현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마지막 친선 경기에 출전했다. 이강인은 후반 교체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볐고 네이마르는 예상을 깨고 선발 출장해 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한국 팬들 앞에서 화려한 재능을 뽐냈다. 두 선수는 네이마르의 득점이 터진 직후 포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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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네이마르와 절친한 관계가 되면서 팬들은 두 선수가 새 시즌에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았지만 '이강인-네이마르' 동반 출격은 전북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온 네이마르는 곧바로 이적을 원한다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PSG도 팀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네이마르를 잔류시킬 생각이 없어 1군 훈련과 지난 13일 0-0 무승부로 끝났던 FC로리앙과의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개막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네이마르가 PSG를 떠나기로 결정한 계기는 지난 3월에 있었던 팬들의 시위 사건이 큰 영향을 줬다. 이에 대해 프랑스 언론 '레퀴프'는 "네이마르는 지난 시즌 도중에 자신의 집 앞에서 많은 PSG 팬들이 시위를 펼쳤던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네이마르가 경기 중 발목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을 때, PSG는 바이에른 뮌헨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있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뮌헨을 상대로 16강 1차전 때 0-1로 패했던 PSG는 2차전에서 승리가 절실했지만 네이마르 부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0-2로 지면서 합산 스코어 0-3으로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일찍 짐을 쌌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혔던 PSG가 16강에서 조기 탈락하자 일부 팬들은 네이마르에게 분노를 드러냈다. 그들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지 못한 네이마르에 큰 불만을 가져 자택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매체는 "네이마르는 구단이 선수들을 외부로부터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시위 사건이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 복귀를 택한 것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PSG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네이마르의 차기 행선지로 유력한 클럽은 사우디아라비아 1부리그 알 힐랄이다. 당초 네이마르는 친정팀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했으나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을 포함해 구단 수뇌부가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으면서 중동으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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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힐랄은 천문학적인 제안으로 네이마르를 설득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네이마르는 계약 기간 동안 알 힐랄로부터 약 3~4억 유로(약 4379~5839억원)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봉 외에도 전용기, 대저택, 막대한 승리 수당 등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네이마르도 자신을 적극 원하는 알 힐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은 지난 14일 "네이마르가 지금 알 힐랄 메디컬 테스트를 파리에서 받고 있다"라며 "완전 이적으로 계약기간은 2년이 될 것이다. 계약 연장을 위한 옵션은 없다"라고 전했다.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 역시 "네이마르 이적을 위해 PSG와 알 힐랄이 합의했다. 네이마르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사우디에 합류할 것이다"라며 같은 소식을 전했다.
네이마르 이적이 점점 유력해지면서 팬들은 '이강인-네이마르' 조합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돼 크게 아쉬워했지만 방출 가능성이 높았던 음바페가 잔류 쪽으로 기울면서 '이강인-음바페' 조합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PSG는 2024년 6월까지 계약된 음바페가 계약 연장을 거부하자 빨리 팀을 떠날 것을 요구하면서 압박했다. 구단의 분노를 산 음바페는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을 뿐만 아니라 홍보 포스터, 미디어 데이, 1군 훈련, 개막전 라인업 모두 빠져야 했다.
냉랭하기만 하던 음바페와 PSG 사이는 최근 급속도로 진정되면서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다. 프랑스 'RMC 스포츠'는 최근 "PSG는 음바페와 함께 현재 상황을 바꾸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지난 몇 주간 PSG의 제재를 받은 음바페는 리그 개막전에도 출전하지 않았지만 두 당사자 간 관계는 최근 몇 시간 동안 화해를 향해 가고 있는 추세다. PSG는 어떠한 경우에도 상황을 반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로리앙과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본 음바페는 지난 몇 시간 동안 PSG와 화해의 길로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PSG와 화해하게 되면서 음바페는 다시 1군 훈련장으로 복귀했다. 이때 PSG 선수들은 훈련장에 돌아온 음바페를 때리면서 1군 복귀를 격하게 환영했다. 이후 항상 네이마르와 함께하던 이강인이 음바페 옆에 붙으면서 두 선수가 향후 얼마나 많은 공격포인트를 합작할 수 있을지 기대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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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의 복귀로 시즌 개막전을 무승부로 아쉽게 마무리했던 PSG는 다음 라운드부터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최전방에 기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 개막전 경기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이강인도 음바페의 합류로 더욱 안정적인 경기력과 많은 공격포인트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이강인은 지난 로리앙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장기인 유연한 드리블을 통해 압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고, 아센시오와 하무스로 연결되는 결정적인 패스와 날카로운 슈팅도 선보였다.
이날 후반 37분 교체된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88%(52/59), 기회 창출 1회, 슈팅 3회, 드리블 돌파 성공률 75%(3/4) 등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PSG 데뷔전을 치렀다.
프랑스 매체들은 이강인의 데뷔전에 대해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데뷔한 한국의 보석이 그의 장점을 발휘했다"라며 "공격 양쪽에서 매우 활동적이었던 이강인의 가속과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은 그를 PSG 개막전의 기폭제로 만들었다. 오늘 밤 거의 부각되지 않은 이강인의 드리블 능력은 앞으로 더 많이 활용될 만한 가치가 있을 만했다"라고 칭찬했다.
음바페의 합류는 이러한 이강인의 좋은 경기력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경기에서 부족했던 득점력을 채워줄 수 있으며, 이강인이 윙 포지션이 아닌 중원으로 내려가 출전하며 음바페와 같은 측면에서 호흡을 맞출 가능성도 적지 않다.
PSG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던 네이마르가 빠지게 됐지만 다행히 음바페가 남으면서 이강인은 믿을 수 있는 공격수와 함께할 수 있게 됐다. 2라운드부터 성사될 이강인과 음바페 조합이 2023/24 시즌 PSG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져올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PSG SNS, 엑스포츠뉴스DB, AP/연합뉴스, 트위터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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