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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감사 없이 내부직원 수사의뢰…‘철근누락’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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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감사 없이 내부직원 수사의뢰…‘철근누락’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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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식구 봐주기’ 비판에 선제 조치
외부 기관 통해 조직 진단도 진행
LH 홍준표 법무단장이 4일 서대문구 경찰청에 공공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의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된 업체들을 수사의뢰한 뒤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LH 홍준표 법무단장이 4일 서대문구 경찰청에 공공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의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된 업체들을 수사의뢰한 뒤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사태에 책임이 있는 내부 직원을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감리를 감독하는 내부 직원들을 이례적으로 내부 감사도 없이 수사기관에 맡긴 것이다. 철근 누락 사태가 전관업체 특혜 의혹 등 LH 조직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번지자 선제적으로 조직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LH 관계자에 따르면 LH는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철근 누락 부실시공이 확인된 15개 LH 발주 아파트 단지 관련 설계, 시공, 감리 관련 업체 74곳을 수사 의뢰하면서 내부 직원 명단도 함께 전달했다. 내부 직원들은 LH 지역 본부에서 공사 감리 감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절차대로면 내부 감사가 먼저 실시된 뒤 수사 의뢰를 진행하는데 감사 작업을 건너뛴 것이다. LH는 ‘봐주기’ 비판을 의식해 이례적으로 자체조사 없이 경찰에 수사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철근 누락 보강 공사 중 입주민과 마찰을 빚은 파주 운정3(A23) 단지의 파주사업단장도 대기발령했다. 파주운정 단지에서는 앞서 LH측이 도색 작업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몰래 철근 보강공사를 진행한 것이 드러나 입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한편, LH는 외부 기관을 통해 조직 진단 작업도 진행한다. 철근 누락 사태로 문제가 된 LH 전관 업체 특혜 시비와 토공과 주공 출신 간 자리나눠 먹기 문화 등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종합등급 미흡 이하(D·E) 평가를 받은 기관은 외부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있다. LH는 지난 6월 심의 의결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결과에서 D등급을 받아 3년 연속 D등급에 그쳤다. 다만,이번 외부 컨설팅은 종합 평가와 무관하게 자체 진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토부는 LH 단지 철근 누락과 관련한 전관예우 이권 카르텔을 밝히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와 협의해 공익신고 접수를 받겠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금주 중 상세한 공익신고 접수 방법을 발표할 계획이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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