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석환이 5일 잠실 KT전에서 5회말 높은 탄도로 타구를 만들고 있다. 이 타구는 펜스 뒤에 떨어져 쐐기 홈런이 됐다. 사진 | 두산베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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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잠실 20홈런 타자의 힘 아니겠습니까.”
한·일 통산 626개의 아치를 그린 ‘아시아 홈런왕’도 놀랐다. 발사각이 무려 48도에 이르렀지만 99.9m를 비행해 잠실구장 관중석에 떨어진 두산 양석환(32)의 홈런 얘기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홈 경기를 앞두고 “워낙 높게 떠서 평범한 플라이라고 생각했다. 본인도 고개를 숙인채 1루로 가더라”며 “순간적으로 바람이 불었나 싶었다”고 웃었다. 양석환 역시 “왜 홈런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는 후문.
깜짝 홈런을 때려낸 뒤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양석환. 사진 | 두산베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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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에서 달아나는 2점 홈런을 쏘아올려 사실상 승부를 가른 양석환은 이날 시즌 16번째 아치를 그려 3연속시즌 20홈런에 4개를 남겨두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53경기를 남겨뒀으므로 부상 등의 변수가 아니면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석환 역시 몰아치기에 능해 한 번 감을 찾으면 홈런을 양산하는 편이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가 3년 이상 20홈런을 돌파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감독 역시 “놀랐지만, 넓은 잠실구장에서 홈런 20개 이상 때려내는 양석환의 힘을 증명한 장면”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김재환이 부진에 빠졌고, 양의지가 옆구리 통증으로 경기출장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양석환의 펀치력이 더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상대 더그아웃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 | 두산베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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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는 옆구리 결림 현상에 감기에 걸려 이날 검진을 받는다. 스윙할 때 불편할 정도여서 대타로도 출전하기 어렵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 그는 “양석환은 좋아하는 코스로 볼이 날아들면 언제든 장타를 때릴 수 있는 선수”라면서도 “게스히팅을 해서라도 더 많은 홈런을 때려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홈런 626개를 때려낸 ‘아시아 홈런왕’의 뇌리에는 다른 사람이 친 어떤 홈런이 각인돼 있을까. 그는 “기억나는 장면이 없다”며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개막전), 변화구를 기막히게 공략해 홈런을 때려낸 김재환의 모습 등이 기억에 남는다”며 ‘영리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남은 경기에서 기억에 오래 남을 홈런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순위싸움 중심에 있는 초보 사령탑의 솔직한 바람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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