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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기름값 덕 물가 두달째 선방했지만…유가 다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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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진은 2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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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2%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2.3%로 25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유가가 1년 전에 비해 큰 폭 하락한 데다 지난해 고물가의 기저 효과가 겹친 결과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며 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다 여름철 폭염·폭우로 농산물 수급이 불안해 물가 상승세가 반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음달부터는 기저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오르며 6월(2.7%)에 이어 두달 연속 2%대를 유지했다. 상승 폭은 전월보다 0.4%포인트 축소되면서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는 석유류 가격이 작년에 비해 크게 낮아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5.9%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7월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1.49%포인트로 나타났다. 석유류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7월 물가 상승률은 3.8%에 달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국제유가가 전반적으로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국내 소비자 유가도 안정세를 찾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해 7월 배럴당 각각 110달러 안팎으로 치솟았는데, 1년이 지난 지난달에는 각 70달러대까지 낮아진 상태다.

지난해 7월 물가 상승률이 이례적으로 크게 치솟은 점도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 6.3%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가 8월부터 점차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이밖에도 정부는 공공요금이나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주춤한 영향도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 포함된 공업제품과 전기·가스 요금,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최근에 크게 둔화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석유류 가격을 빼면 물가 둔화 속도는 비교적 더딘 상황이다. 석유류 등 가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9% 오르면서 1달 새 증가율이 0.2%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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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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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달 폭우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는 등 8월 물가 오름세는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은 물가 조사를 매월 세차례 진행하는데, 지난달 하순경에 시행된 3차 조사 때만 폭우로 인한 물가 상승이 반영돼 전체 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게 나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6월과 비교해보면 7월 상추 가격은 83.3%, 시금치는 66.9% 큰 폭 상승했다. 열무(55.3%), 오이(23.2%), 사과(17.0%), 토마토(10.2%), 파(9.7%), 배추(6.1%) 등 채소 가격 역시 일제히 올랐다.

지난해 8월부터 물가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한 점도 반대 기저효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 심의관은 “8월 물가상승률은 기저효과가 거의 없거나 마이너스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국제 유가 추이와 국내외 경기 흐름 등 물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부터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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