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29세로 대회 32개 팀 중 가장 많아…모로코 취재진도 '나이 질문'
'3승·11골·무실점' 일본은 세대교체 성공…U-20 월드컵 주역들 '펄펄'
모로코전 각오 밝히는 벨 감독 |
(캠벨타운[호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한국은 평균 연령이 30세인 것 같은데요."
지난달 30일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한국을 1-0으로 꺾은 모로코의 취재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레날 페드로스 감독에게 '나이'를 언급했다.
모로코의 페드로스 감독은 "평균 연령은 그렇게 따져보지 않은 것 같다"고 일축했지만, 이를 지켜보는 우리나라 취재진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9세다. 실제로 출전한 32팀 중 가장 많다.
이마저도 대회 최연소 참가 선수인 2007년 케이시 유진 페어(PDA)의 합류로 떨어진 수치다.
1980년대생이 가장 많은 팀도 한국(6명)이다. 대부분 팀은 없거나 많으면 3명이다.
벨 감독은 나이는 따지지 않고 '최고의 선수들'을 뽑았다는 입장이다.
아쉬워하는 벨 감독 |
모로코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고령화'에 관해 묻자 벨 감독은 "이민아(인천 현대제철)가 없는 상황이지만 모든 사람이 우리가 최고의 선수들을 선택했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적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조금 더 큰 그림을 보고 싶다"며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고강도론'을 다시 주창했다.
벨 감독은 여자 실업축구 WK리그를 비롯한 여자축구 생태계 전체에 이런 '고강도 문화'가 퍼져야 한다고 본다.
장기 전략으로는 타당하더라도, 주축 대부분이 30대인 대표팀이 이런 훈련을 통해 그라운드 위에서 어떤 이득을 챙겼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벨 감독이 팀의 운동능력·체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지만, 정작 선수들은 2경기 모두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준비해온 움직임이 그라운드에서 나타나지 못한 시점에서 '고강도론'의 득실이 자연스레 도마 위에 오른다.
4년의 시간을 받은 벨 감독이 발굴해낸 '신예'도 2000년생 추효주(수원FC)를 빼면 뚜렷한 이름이 없다.
볼다툼 벌이는 추효주 |
독특한 이력으로 외신의 주목을 받는 페어도 월드컵 직전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 역시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 생태계를 살찌울 '기폭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하자 벨 감독은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벨 감독은 "진중하게 다시 살펴보고 (이와 관련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한국 여자축구가 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미 2패와 함께 무득점·3실점을 기록한 벨호는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3일 독일과 3차전에서 5골 차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발길을 돌려야 한다. 이 경기마저 내주면 2개 대회 조별리그 6경기 전패다.
한국이 고전하는 동안 이웃 일본은 이번 대회 C조에서 3전 전승하며 16강행을 확정했다. 11골을 폭발하는 동안 실점은 없었다.
잠비아와 첫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둔 일본은 알렉시아 푸테야스(바르셀로나)가 버티는 강호 스페인마저 4-0으로 격침했다.
일본의 선전은 세대교체의 성공에서 비롯됐다는 평이 많다. 일본 선수단 평균 연령은 24.8세다.
특히 연령별 대표팀에서 실력을 입증한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11골 중 6골을 2018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미야자와 히나타(4골·마이나비 센다이) 우에키 리코(2골·도쿄 베르디)가 합작했다.
이케다 후토시 감독도 연령별 대표팀 출신이다.
이 선수들을 이끌고 2018년 U-20 월드컵 우승을 이룬 이케다 감독은 2022년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일궜다.
2021년부터는 성인 대표팀 감독도 겸직하며 '젊은 재능'들을 중용하고 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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