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모인 역대 대통령 가족들

청와대 개방 1주년 특별전 관람

갈등 대신 통합의 메시지 전해

지난 29일 청와대에 모인 역대 대통령 가족들. 왼쪽 아래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조혜자 여사, 윤상구 국제로타리재단 부이사장,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박지만 EG 회장, 박보균 문체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역대 대통령 가족들이 29일 청와대에서 만나 청와대 개방 1주년 특별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를 함께 관람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며느리 조혜자 여사, 윤보선 전 대통령 아들 윤상구 국제로타리재단 부이사장,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박지만 EG 회장,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등 6명은 이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초대로 전시를 관람했다.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는 역대 대통령들의 삶과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소품을 중심으로 꾸며진 전시다. 조혜자 여사는 “아버님(이승만 전 대통령)이 쓰시던 영문 타자기가 꿈틀대는 듯하다”며 “외교 인프라가 부족하던 그 시절 아버님은 외교 문서와 한미동맹 관련 문서를 직접 작성하셨다”고 했다. 윤상구 부이사장은 “아버지(윤보선 전 대통령)가 경무대라는 이름을 청와대로 바꾸셨다”며 “여기 전시실에는 여당도 야당도 없다. 나라 발전의 집념만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했다.

박지만 회장은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는 군인이 되시기 이전에 초등학교 선생님이셨고 그림도 잘 그리셨다”며 “상징 소품인 반려견 스케치는 관람객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것 같다”고 했다. 노재헌 이사장은 “아버지(노태우 전 대통령)는 노래를 잘하셨고 퉁소와 휘파람 솜씨도 좋았다”며 “멕시코 방문 때 환영식에서 ‘베사메 무초’를 부르셨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이전에 음악 정상외교였다고 당시 아버지를 모셨던 분들이 말씀하시곤 한다”고 했다.

김현철 이사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조깅화를 보며 “새벽 조깅은 아버지에게 담대한 결심을 하는 일종의 집무 의식이었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실명제를 선포한 그날 새벽”이라고 했다. 김홍업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부부를 초청한 만찬 기념사진을 보며 “우리 역사에서 드문 사진이다. 아버지는 회고록에서 ‘나는 국민에게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들과 국정 경험을 나누며 국난 극복의 지혜를 얻고자 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상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