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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대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K팝 시장이지만 '아이돌 정산' 문제 만큼은 답보 상태다. 아무리 업계 처우가 좋아지고 시스템이 개선된다고 해도 정산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면 갈등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뮤직 비즈니스 전문가들과 함께 K-아이돌 산업적 관점에서 정산 시스템 현주소와 문제점, 해결 과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아이돌 정산 뭐길래 ①]에 이어) '중소돌의 기적'이라 불리며 승승장구 행보를 펼치던 피프티 피프티가 어쩌다 '배은망덕돌'이 되었을까.
이보다 더한 성공 신화가 또 나올까 싶을 정도로 피프티 피프티의 행보는 놀라웠다. 중소 기획사 어트랙트가 수십 억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고, 대표는 '차 팔고 시계 팔고 노모 돈까지 모아' 피프티 피프티라는 걸그룹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큐피드(CUPID)'로 빌보드 벽까지 뚫는 기적을 이뤘다.
하지만 성공의 기쁨도 잠시, 피프티 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러 이유 중 '불투명한 정산' 문제를 들자 여론이 들끓었다.
'고작' 데뷔 7개월밖에 되지 않은 피프티 피프티가 정산을 논하냐는 것. 피프티 피프티 측은 "지금 당장 돈을 달라는 게 아니라 투명한 정산을 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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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는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비롯해 고질적으로 이어온 '아이돌 정산' 문제에 대해 보다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남승호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K팝 계열 교수 겸 음악 프로듀서, 황가람 음악 프로듀서 겸 CH1496 스튜디오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남승호 교수는 밴드 스픽아웃과 솔로 앨범 등 음악 활동을 펼쳤으며 현재 작사, 작곡, 편곡, 믹싱 등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더불어 수많은 음악 페스티벌 및 방송 무대 경험을 지닌 베테랑 뮤지션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황가람 음악 프로듀서는 밴드 피노키오 보컬로 활동 중이며 각종 앨범 제작 및 프로듀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5년 이상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크고 작은 기획사 보컬 트레이너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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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트랙트-더기버스 신뢰 부족 가장 큰 문제"
우선 문제 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외부 세력'이라 불리며 계속 소환되는 더기버스다. 특히 피프티 피프티의 담당 프로듀서로 함께한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와의 진실공방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는 안 대표가 멤버들을 흔들어 놓는다고 주장했고, 안 대표는 사실무근 입장을 내놓았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어리고 잘 모르기 때문에 프로듀서와 함께 붙어있는 시간이 길면 자연스럽게 의지하고 신뢰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어트랙트 대표가 안 대표에게 멤버들을 일임했기에 이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양측 간 논쟁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승호)
물론 모든 프로듀서가 멤버들을 일임했다고 해서 '멤버 빼가기' 의혹을 받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제작자와 신뢰 관계만 구축되어 있다면 오히려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두 사람은 전 대표와 안 대표 사이 신뢰 관계가 단단하게 형성된 상태에서 앨범 제작과 멤버들 트레이팅이 이뤄졌다면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 "잘 몰라요? 그게 문제"
멤버들이 가진 문제로는 "무지"와 "욕심"을 꼽았다. 아직 어리고 잘 모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잘못이라 지적하기에 가혹한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스스로 책임져야만 한다는 설명.
"무지에서 비롯된 허황된 욕심 때문에 불거진 문제다. 아무리 어린 친구들이라고 해도 계약 내용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회사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 대표를 향해 '대표님'이라고 부르고, 전 대표의 존재에 대해 잘 몰랐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될까?" (남승호)
멤버들의 부모도 이번 일에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했다. 미성숙하고 무지한 아이들이 상처 입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가 더욱더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관심 갖고 들여다볼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멤버들의 부모님들은 사인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알았을 것이다. 그저 사람들의 말만 듣고 섣불리 사인해서는 안 되는데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님이 더 공부해서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남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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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돌의 기적은 없다! 대형 기획사를 가라"
가장 마지막으로 조금 더 현실적이면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두 사람은 "대형 기획사를 가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소 기획사부터 대형 기획사까지 다양한 곳에서 연습생 및 가수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황가람 프로듀서는 "기본적으로 큰 기획사로 가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쉽게 생각해서 학창 시절 소위 '전교'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오르내리는 학생들이 어디를 바라보나. 바로 'SKY'다. 자신의 스펙에 따라 대기업을 가겠다는 포부를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돌도 마찬가지. 실력 좋고 비주얼에 자신 있는 아이돌 지망생이라면 '중소돌의 기적'을 꿈꿀 게 아니라 '대형 기획사 연습생'이 되어 탄탄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꿈을 키워나가라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대형 기획사를 들어가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스스로 실력을 키우고 충분히 자기 객관화를 한 상태에서 목표를 잡아야 한다. 세상에 얼마나 실력 좋고 비주얼 좋은 지망생들이 많은지 아나. 이를 뛰어 넘지 못 한다면 아예 아이돌을 지망하지 않는 편이 낫다." (남승호)
◆ "기록이 답, 모든 내역 공개하면 해결될 문제"
다시 돌아와 피프티 피프티의 '정산 갈등'에서 '기록'이 키를 쥐고 있다. 현재 정산 부분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결국 통장 내역을 열어보면 다 확인될 문제다.
"엔터테언먼트 산업에서 인간미가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다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모든 항목별로 얼마 쓰고 들어오는지 기록해 둔다면 싸울 일이 없다. 워낙 산업 특성상 애매한 상황이 많고 친분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라 정리하기 쉽지 않을 줄 안다. 그럴 때는 상호합의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 애매한 상황이 생긴다면 서로 어떻게 할지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넘어간다면 갈등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남승호)
([아이돌 정산 뭐길래 ③]에서 계속)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개인 사진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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