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미인대회인 ‘미스 이탈리아’에 참가 신청을 한 트랜스젠더 남성 페데리코 바르바로사./인스타그램 |
이탈리아의 미인대회인 ‘미스 이탈리아’에 트랜스젠더 남성들이 대거 지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주최 측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참가를 막자 이에 반발해 항의에 나선 것이다.
2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에 따르면, 대회 주최 측은 최근 참가 자격 기준을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으로 제한했다.
이는 남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여성의 참가를 막기 위함이다. 이달 초 네덜란드에서 열린 미인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여성 우승자가 나오자 미스 이탈리아 측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대회를 주최하는 파트리치아 밀리리아니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규정상 참가자는 태어날 때부터 여성이어야 한다. 이는 오래된 규정이며 우리는 항상 그 규칙을 따라왔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트랜스젠더 여성의 참가를 막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러 성소수자 단체들은 항의 시위를 벌였다. 100여명이 넘는 트랜스젠더 남성들은 항의의 표시로 ‘미스 이탈리아’에 참가 신청서를 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를 처음 시작한 것은 트랜스젠더 활동가 페데리코 바르바로사다. 그는 성소수자 단체 ‘믹스드 lgbtqia’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청 인증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 글에서 “이 말도 안 되는 규제를 보자마자 저절로 떠올랐다”며 “나는 태어날 때는 여성이었으나 항상 스스로가 남성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어 “성별은 사회적 구조이고, 생물학은 우리를 정의하지 않는다”며 “주최 측의 입장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이를 시위로서 비웃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동이 언론의 관심을 불러모아 문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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