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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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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화성 니코틴 살인’ 파기 환송… “유죄 단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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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고농축 니코틴 액상.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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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니코틴 원액이 섞인 음식물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30대 여성에 대해 대법원이 “공소 사실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다.

27일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유죄 부분에 대해 제시된 간접증거들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증거로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유죄로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며 “추가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원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사건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피해자에 대한 부검에서 니코틴 성분이 검출되면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간에서 ‘화성 니코틴 살인’으로 불리며 큰 관심을 끈 사건이다.

A씨는 2021년 5월 26∼27일 경기도 화성시 자택에서 남편 B씨에게 3차례에 걸쳐 치사량 이상의 니코틴 원액이 든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먹도록 해 남편이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 수사에서 A씨는 그해 5월 26일 아침과 저녁 B씨에게 니코틴 미숫가루와 흰죽을 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 B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A씨는 다시 남편에게 니코틴 원액이 담긴 물을 마시도록 했다는 것이다.

결국 B씨는 집에서 쓰러졌고, 아내 A씨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씨의 시신은 부검 결과 니코틴 중독이 확인됐으나, B씨는 8년 전에 담배를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아내 A씨가 범인으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남편이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통한 범행 모두 인정했다. 반면 2심 법원은 찬물을 통한 범행만 유죄로 인정했다. 1·2심 법원은 A씨가 남편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내연 관계로 지내던 남성이 있었고 남편에게 발각되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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