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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상암)] 역사적 대승에 서사까지 완벽했다. 그야말로 FC서울의 날이었다.
FC서울은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에서 수원FC에 7-2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승점 36이 됐고 3위를 유지했다. 수원FC는 6경기 무승을 기록하며 10위에 머물렀다.
서울은 이날 1경기 7골을 기록했다. 1983년 창단 이후 최초의 일이다. 평일 경기에 습하고 더운 날씨였는데 관중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이날 서울에 온 관중은 만 명이 넘는다. 사실 오늘 경기 전까지 서울의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6경기 동안 1승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보인 좋은 경기력, 훌륭한 득점력이 사라져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또 패하자 서울 팬들의 비판은 더 심해졌다.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던 수원FC전 역사적인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해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 단순한 대승이 아니었다. 여러 서사들이 잘 어우러져 내용까지 풍성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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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성용의 프로 통산 500번째 경기였다. 골키퍼가 아닌 필드플레이어가 프로 무대에서 500경기를 뛰는 건 경이로운 기록이다. 기성용은 2007년 서울에서 데뷔를 했고 귀 후를 포함해 서울 소속으로 193경기(이번 경기 포함)를 뛰었다. 셀틱으로 가 87경기를 뛰었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해 스완지 시티에서 162경기, 선덜랜드에서 34경기,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23경기를 소화했다. 이후 레알 마요르카로 가 1경기를 뛰고 서울로 돌아왔다.
프로 통산 500경기에 선발로 나선 기성용은 오늘도 중원을 든든히 책임졌고 위협적인 슈팅도 여러 차례 날렸다. 비록 골은 없었지만 환상적인 전환 패스와 압박을 풀어내는 움직임으로 상암벌을 들썩이게 했다. 게다가 팀이 7골을 넣으며 승리를 거뒀다. 기자회견장에 나선 기성용은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으며 서울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팬들뿐만 아니라 기성용에게도 이번 대승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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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가 다시 터진 날이기도 했다. 나상호는 시즌 초반 역대급 활약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득점력, 드리블, 속력, 기동력 모두 경이로웠다. 득점 1위를 질주하던 나상호는 최근 8경기에서 골이 없었다. 그 사이에 주민규, 바코, 등이 올라와 득점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지난 전북전에서 골을 넣긴 했지만 페널티킥(PK) 득점이었다.
안익수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나상호를 두고 "지난 경기 골이 기점이 돼서 더 잘할 거라고 본다. 마음 속으로 응원만 하고 있다. 항상 프로페셔널한 선수이고 높은 꿈을 갖고 있다. 그거에 준하는 언행과 행동을 보여주는 모범적인 선수다. 득점만으로 나상호를 판단하긴 그렇다. 큰 걱정은 없다"고 언급했다. 안익수 감독의 믿음을 나상호는 멀티골로 보답했다.
대량 득점 시작인 선제골을 나상호가 넣었고 후반 흐름까지 잡는 환상적인 중거리 골도 나상호가 기록했다. 결정적인 두 골로 대량 득점 신호탄을 터트렸고 서울은 무려 7골을 뽑아냈다. 나상호는 "(기)성용이 형 500경기에서 대승을 거둬 기쁘다"고 하면서 "주민규와 한국인 선수들끼리 득점왕 경쟁을 하는 시나리오를 꿈꾼다"고 이야기했다. 득점왕에 도전하는 나상호의 질주가 다시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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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굴리트로 불리는 김신진은 프로 데뷔 최초로 멀티골을 넣었다. 서울의 굴리트라고 불리는 이유는 여러 포지션을 오가기 때문이다. 원래 포지션은 공격수이지만 수비수, 미드필더를 오가는 김신진이다. 이날은 최전방에 나섰는데 "내 포지션은 공격수야!"라고 외치는 듯 득점력이 불을 뿜었다.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번 서울 팬들에게 제대로 각인했다.
김경민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김경민은 김천 상무전 좋은 득점력을 보였고 공격 여러 포지션을 오갈 수 있어 훌륭한 옵션이 될 거라 평가됐는데 부상으로 인해 오랜 기간 빠졌다. 이날 서울 유니폼을 입고 2번째 경기를 치른 김경민은 역사적인 7번째 골의 주인공이었다. 김경민의 서울 데뷔골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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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각 선수들의 서사까지 어우러져 역사적 대승이 완성됐다. 팬들은 경기 종료 이후에 7-2라고 적힌 스코어보드를 카메라로 찍으며 역사의 한 순간을 담았다. 모든 면에서 최고였던 역사적 대승을 앞세워 서울은 후반기 반등을 예약했다. 다음 상대는 강등권에서 허덕이는 강원FC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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