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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통산 500경기' 기성용 "데뷔전 설렘 잊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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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것"

"개인 목표는 없다…팀의 상위 스플릿·ACL 진출이 내 목표"

"예전엔 정말 노력 많이 했는데…이젠 그렇게 하면 몸에 무리와 서글프기도"

연합뉴스

FC서울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프로 통산 5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날, K리그1 FC서울 기성용(34)은 처음과 끝을 모두 화두에 올렸다.

그는 데뷔전의 설렘을 떠올리면서도,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선수 생활을 그만둘 생각이라며 '끝'을 언급했다.

기성용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수원FC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장해 프로 통산 500번째 경기를 치렀다.

이날 4-2-3-1 포메이션의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한 기성용은 서울의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경기(7-2 승리)에 주축으로 활약했다.

기성용은 이날 전반에만 세 차례 강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자신의 500경기 기념 축포를 쏘아 올릴 기회를 엿봤다.

전반 19분에는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수비의 다리를 맞고 굴절됐고, 전반 27분에는 왼발로 재차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낮게 깔아 찬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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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대상 참석한 기성용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스코틀랜드리그 셀틱에 진출한 기성용이 2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9 SONATA K리그 대상'시상식에 참석해 행사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09.12.22 hkmpooh@yna.co.kr


2006년 서울에 입단해 이듬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 유럽에 진출했다가 2020년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7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기성용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경기, 대한축구협회(FA)컵 9경기를 포함해 서울에서 통산 192경기에 출전해 13골 19도움을 기록했다.

2009년 스코틀랜드 무대에 선 기성용은 셀틱에서 87경기에 출전해 11골 15도움을 올렸다.

이어 잉글랜드 2부 리그 스완지 시티(2012∼2013·2014∼2018)에서는 162경기에 나서 12골 11도움을 기록했다.

선덜랜드(2013∼2014)에서는 34경기에서 4골 3도움을 기록했고, 뉴캐슬(2018∼2020)에서는 23경기를, 스페인 무대로 진출해 마요르카(2020)에서는 1경기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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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하는 기성용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성용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뜻깊은 경기였는데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고 데뷔한 곳에서 500경기를 채워 영광스럽다"면서도 "그동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허무하기도 하다. 운동장은 그대로인데 내가 많이 변한 것 같아서 여러 생각이 든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프로 데뷔 무대였던 2007년 대구FC와의 개막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의 설렘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이어 "서울이라는 큰 팀에서 첫 경기를 치르며 아무 생각 없이 뛰어다닌 기억 외에 다른 기억은 흐릿하다"고 웃은 뒤 "이을용 선배를 비롯한 팀의 최고참 선배들이 긴장을 풀어주시기도 하고, 먼저 데뷔했던 이청용(울산)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500경기를 치르며 산전수전을 겪은 기성용은 개인적인 욕심 대신 팀의 호성적이 자신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대신 "서울이 지난 몇 년간 좋지 않은 성적을 냈는데, 올해는 상위 스플릿에 가는 게 첫 목표고, 그 이후에는 ACL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항상 우선이다. 나의 존재가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생각을 해서 그런지, 매 경기가 상당히 소중하다"며 "좋은 동료와 함께 올해는 팀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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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첫 경기와 500번째 경기를 치른 서울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기회를 받은 덕분에 국가대표로 뽑히기도 했고, 해외에도 진출할 수 있었기에 서울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소중한 팀"이라고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주변 사람들도 내가 얼마나 서울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항상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는 걸 안다"는 기성용은 "나이가 들며 팀의 소중함을 더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기성용은 "아직은 축구가 좋아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다른 취미를 즐긴다거나 누릴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내 (개인적인) 삶이 없긴 하다"고 푸념하면서도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관리를 철저히 해서 이 자리까지 왔기에 앞으로도 최대한 관리를 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옛날에는 노력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때처럼 노력하면 몸에 무리가 와서 예전만큼 못 하는 게 서글프다"는 기성용은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관리를 받는 날이 많은데, 어린 선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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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조율하는 기성용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익수 서울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많은 인내와 노력, 책임감, 그리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끝까지 모범적인 경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기성용의 500경기 출장 기록을 축하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출장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여주고, 서울의 발전에 단초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앞서 안익수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500경기 출장 기록은 참 '기성용다운 숫자'다. 내가 현역으로 출장했던 경기 수의 거의 두 배를 뛰었다"며 "노력의 흔적이 숫자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이날 멀티 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오른 나상호는 "(기)성용 형의 500번째 출장 경기에 뜻깊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마침 대승을 해 기쁘다"며 500경기는 말도 안 되고, 그저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형인 것 같다. 성용이 형이 하는 몸 관리를 배우고, 이를 토대로 성용이 형의 뒤를 따라가 보고 싶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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