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레몬 슬라이스를 넣고 하루종일 마시는 습관에 대해 의사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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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레몬 디톡스’, ‘자몽 디톡스’ 등이 신체 노폐물을 배출되도록 돕는다는 인식이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디톡스 음료, 다른말로 클렌즈 주스는 할리우드 스타 비욘세와 제니퍼 애니스톤을 비롯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아침 루틴으로 삼으며 널리 알려진 민간 요법이다.
1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치과의사협회의 대변인을 맡고있는 치과의사 한나 울노우는 “뜨거운 물과 레몬을 썰어 넣은 물이 여러 건강 질환의 만병통치약으로 잘못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습관이 치아에 끼칠 수 있는 손상이 영구적이고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협회 회원인 치과의사 나일쉬 파마르도 “레몬물을 마시는 환자들을 많이 알고 있는데 그들이 그러지 않도록 지도한다”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건강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 경도돼 있다”고 밝혔다.
치과의사들이 입을 모아 반대하는 이유는 산성이 강한 레몬 주스가 치아 보호 에나멜 표면을 녹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울노우는 “에나멜이 마모되면 그 사이로 충치나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박테리아에가 들어갈 수 있다”며 “또한 흰색인 에나멜이 마모되어 그 아래에 노란색인 상아질 층이 드러나면서 치아가 누렇게 변색된다”고 설명했다. 또 에나멜이 손상되면 아래 신경이 노출돼 통증과 민감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클렌즈 주스가 간을 ‘정화’하거나 ‘해독’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 역시 없다고 레스터 왕립 병원의 간 외과 전문의인 데이비드 로이드 교수는 말했다.
로이드 교수는 “간을 ‘해독’하거나 간 손상을 치료하려면 (건강 문제를 치료하는 데 필요하지 않는 한) 음주나 약물 복용과 같이 간을 힘들게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일을 애초에 중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루에 약 2리터의 물을 마시는 것으로 간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뜨거운 레몬물 한 잔으로는 이를 달성할 수 없다”면서 “간의 역할이 신체를 해독하는 것이지 간 자체를 ‘디톡스’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위장병 전문의 스티븐 만 박사도 뜨거운 물과 레몬이 위액을 자극하고 (연동 운동으로 알려진 파동과 같은 근육 수축을 자극하여) 소화를 돕는다는 일부 ‘자연 건강 전문가’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위 분비물이 증가하거나 연동 운동이 강화된다는 증거는 없다”며 “레몬은 다른 식물성 식품에 비해 특별한 이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역류성 식도염에 취약한 사람들은 레몬물이 산성이기 때문에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레몬 디톡스의 기원이 최근 SNS로 전파됐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무려 반 세기를 풍미한 트렌드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1941년 미국의 영양사 스탠리 버로우스가 물과 레몬을 포함한 ‘액체 클렌징’을 통해 체내 독소 등 기타 불순물을 자연스럽게 씻어내는 식단을 소개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레몬에 풍부한 비타민C가 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상처 치유를 돕고 건강한 혈관과 연골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힘입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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