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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발렌시아의 멍청한 선택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28년까지 계약한 이강인 영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그는 PSG에 입단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라고 공식발표했다. PSG의 올여름 4호 영입이었다. PSG는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에 이어 이강인을 품게 됐다.
발렌시아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레알 마요르카에 이어 PSG로 이적하게 되면서 커리어 통산 2번의 이적을 경험하게 됐다. 발렌시아를 떠날 때와 마요르카에서 이적하는 건 느낌이 아예 다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가 애지중지 키운 유스였다. 2019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2골 4도움을 올리며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골든볼(대회 MVP)을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빠르게 1군에 데뷔를 했다. 프로 계약을 맺었고 최연소 출전 선수가 되는 등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꾸준하게 기회를 받지 못했다. 이강인은 2018-19시즌 1군 팀으로 승격했지만, 출전 시간 보장을 못 받았고 3시즌 간 61경기 출전했지만 대부분 교체로 출전하며 점점 입지가 줄었다. 그러자 이강인은 불만을 표했고 결국 발렌시아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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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와 계약 1년이 남은 상태였는데 구단은 놓아줬다. 비유럽 쿼터(NON-EU)가 이유였다. 당시 발렌시아는 브라질 공격수 마르코스 안드레를 영입해 NON-EU 쿼터를 줘야 했다. 막시 고메스, 알데레테, 이강인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안드레에게 한 자리를 주기 위해 이강인을 내보내기로 했다. 계약해지였다. 이적료 없이 이강인을 방출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로 향했다.
마요르카 첫 시즌은 다소 아쉬웠지만 두번째 시즌은 최고였다. 대체불가 자원이었다. 전개 상황에서 이강인이 없으면 안 됐다. 루이즈 데 갈라레타, 다니 로드리게스도 중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이강인보다는 떨어졌다. 이강인은 측면, 중앙을 오가며 전방위적으로 관여했다. 패스 능력은 물론, 리그 최고 수준의 드리블 실력까지 갖춰 상대가 압박을 해도 풀어나가면서 공격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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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블 실력과 더불어 동료를 향한 정확한 패스, 순간적으로 전환을 해 공격 루트를 바꾸는 모습까지 훌륭했다. 베다트 무리키와 호흡이 최고였다. 이강인이 패스를 넣어주면 무리키가 공을 잡아 놓고 전개를 하거나 헤더로 마무리하는 패턴이 이어졌다. 단순했지만 파괴력이 강력했다. 이렇듯 중원, 공격을 오가며 모든 걸 다해주는 이강인이 있어 마요르카는 강등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요르카는 최종 9위로 2022-23시즌을 마무리했다.
PSG는 이강인 영입을 위해 2,200만 유로(약 314억 원)를 내밀었다. 이강인에게 일정 금액이 가도 마요르카에 엄청난 수익이었다. 발렌시아는 보면서 배가 많이 아팠을 것이다. 셀온 조항이 없긴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의 연대기여금 제도로 발렌시아는 이강인 이적료에 3.5%를 받는다. 알려진 이적료가 맞다면 77만 유로(약 11억 원) 정도를 받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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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공짜로 허무하게 내보낸 게 아쉬울 것이다. 스페인 '데포르티보 발렌시아노'는 5일 "발렌시아의 역사적인 실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강인을 믿지 않았던 모든 사람들과 그의 방출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성을 앗아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강인의 방출과 함께 발렌시아가 옵션이나 최소한 다음 매각의 이적료 비율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에게 자유계약(FA)신분을 부여한 것이다. 발렌시아는 역사적인 신수를 저질렀다"고 이야기했다.
스페인 '마르카'도 9일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에 왔다. 발렌시아는 10년 정도 이강인과 함께 했다. 유스에서 1군까지 올라갔지만 공짜로 내보냈다. 이번 PSG 이적을 통해 이적료에 3.5%를 받는다. 당시 발렌시아 경영진의 황당한 선택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안드레 NON-EU 등록을 위해 이강인과 계약해지를 했다. 마요르카는 이강인에게 배팅했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아래에서 성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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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이 있을 땐 매우 어렸는데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래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 하비 그라시아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라커룸에서 이도 저도 아닌 선수였다. 발렌시아 경영진은 이강인에게 등번호 10번을 주지 않았고 재계약도 맺지 않았다. 이강인의 성장세와 대한민국 시장을 놓친 것이다. 한국의 5,100만 인구 시장을 놓치는 걸 봤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이 떠난 후 발렌시아는 더 혼란에 빠졌다. 구단의 방만한 경영과 추락하는 성적 속 강등권 팀으로 전락했다. 이강인을 비롯해 잘못된 결정을 반복한 결과였다. '마르카'는 "이강인이 이적을 할 때 계약 조건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계약해지를 한 사태에 책임질 사람은 없다. 몇 년 동안 발렌시아는 혼란에 빠진 상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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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친정은 오히려 마요르카 느낌이었다. 마요르카는 이강인 이적 소식을 전하며 한국어로 "강인 선수, 고마워요. 건승을 빌어요. 마요르카는 항상 강인을 반길 거에요"라고 했다. 친절하게 한국어를 쓰며 작별인사를 정성스레 준비한 데에서 이강인을 향한 마요르카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이강인은 개인 SNS에 "마요르카 팀 그리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2년 전, 마요르카 섬에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도착했다. 그리고 결국 클럽과 함께 저희 모두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제가 클럽과 함께 공통된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기뻤으며 함께 승리한 기억은 언제나 제가 기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팀 그리고 팬들이 함께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고 손 모시 경기장에서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더 좋은 선수 그리고 더 좋은 사람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마요르카 소속으로 나라를 대표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것은 내게 있어서 하나의 꿈을 이룬 순간이었으며 그 꿈은 팀 동료들, 코칭 스태프 그리고 클럽의 모든 분들이 도와줬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요르카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저는 분명히 믿기에 저는 좋은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것이다. 이곳에서 보낸 모든 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마요르카 파이팅!"이라며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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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SG, 라리가, 마르카, 레알 마요르카, 리그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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