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슬기 "먹는 게 싫어질 정도지만…감독님의 기준은 높다"
훈련 중 지시 내리는 벨 감독 |
(파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힘들죠. 정말 더운 날씨 속 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그걸 이겨내야 하거든요."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지소연(수원FC)은 유럽 무대를 경험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그런 지소연도 콜린 벨 감독이 주문하는 '고강도 훈련'은 버겁다고 한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18일부터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월드컵 참가 전 마지막 소집 훈련에 한창이다.
벨 감독은 이번 소집 기간 선수들의 기량 점검을 마무리하고 월드컵 최종명단에 적어낼 23명을 확정하려 한다.
여자 축구 대표팀, 월드컵 앞두고 훈련 |
지소연은 3일 오전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에 이번 훈련의 강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힘들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모든 선수가 힘든 와중에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분위기도 굉장히 좋다"며 "나는 유럽에서 뛰었다. 유럽 선수들은 굉장히 강하고 빠르다"고 이번 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소집 훈련의 밀도가 곧 그라운드 위 압박의 강도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어느덧 대표팀의 핵심이 된 장슬기(인천 현대제철)도 벨 감독이 요구하는 훈련량에는 혀를 내둘렀다.
장슬기는 '날씨가 덥지는 않냐'는 질의에 "덥지만 괜찮다"고 웃으면서도 "내가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먹는 게 싫어졌다. 그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포부 밝히는 지소연 |
장슬기는 "날씨가 더워서 선수들끼리 격려해주는 일이 많아졌다. 그 덕에 (팀워크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강도 훈련 덕에 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체력이 좋아지면 다른 요소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벨 감독의 방침에 대한 지지를 보였다.
벨 감독은 경기 중 잦은 스프린트를 선보이려면 질주 사이에 바닥난 체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회복력'을 중시한다.
이런 회복력을 단기간에 키우려면 높은 강도의 체력 훈련밖에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훈련 전 인터뷰하는 장슬기 |
벨 감독은 지난주까지는 오전, 오후 한 차례씩 매일 2회 훈련을 진행해 선수들을 체력적 한계로 몰아붙였다.
찾아오는 무더위에도 타협 없이 '지옥 훈련'을 고수한 벨 감독은 이번 주에는 하루 한 번씩만 훈련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부터 30℃에 육박한 더위 속 31명의 소집 명단 가운데 컨디션 조절차 개인 훈련을 진행하는 손화연(인천 현대제철)을 뺀 30명이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초반 30분만 공개한 훈련에서 선수들은 벨 감독과 코치진의 지시 아래 익숙한 듯이 인터벌 트레이닝을 반복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훈련 중 지시 내리는 벨 감독 |
동선을 정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도하던 벨 감독은 패스가 원하는 대로 흐르지 않자 잠시 훈련을 멈추고는 "안전하게", "수적 우위" 등 지시를 한국어로 크게 외치기도 했다.
20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첫 번째 상대는 콜롬비아다.
어느덧 3주가량 앞으로 다가온 콜롬비아전을 대비하는 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상 콜롬비아'인 아이티와 마지막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 측에 따르면 벨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아이티와 친선 경기 전에 최종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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