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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오염수 방류에 무너진 ‘후쿠시마 서핑 세계 대회’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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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본 도쿄전력 직원이 26일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발전소에서 기자들에게 방사능 오염수 방류 시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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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당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현에서 올가을 서핑 국제대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일본 정부가 방류할 예정인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국제 서핑단체의 판단에 따라 행사가 대폭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27일(현지시간)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가 지역 부흥을 지원하려는 취지로 오는 9월 중순 ‘키타이즈미 서프 페스티발’을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원전 오염수 안전성 문제로 승인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행사 장소인 미나미소마시 기타이즈미 해안은 서퍼를 비롯한 피서객들이 한 해 10만여명씩 방문하는 관광 명소였지만, 2011년 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2016년 피난 지시가 해제된 후 관광객들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고, 지난해 여름에는 시 상공 회의소와 관광 협회 등이 위원회를 꾸려 국제 서핑대회 유치를 노렸다. 일본 국내·외 프로 서핑 선수 300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대회를 진행해, 원전 사고에서 회복된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주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국제 서핑단체 측은 지난 3월 이 대회의 개최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당초 불허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마이니치신문이 관계자들 사이에 오고 간 서한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 문제가 핵심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서핑단체 측은 서신에서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정화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가 봄·여름 기간에 방출되는데, 수질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현시점에서 불투명하다”며 “우리는 서퍼와 관객의 안전 및 건강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양한 관계자와 협의해 신중하게 검토한 뒤 (대회 불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제대회 개최 승인이 거절되면서 미나미소마시의 대회 실행위 측은 당초 6일간 예정하고 있던 행사 기간을 3일로 단축했다. 또 경기에 참가하는 이들을 국내 프로 선수 64명으로 제한해 행사를 열기로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서핑 대회의 사례를 보면 일본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원전 사고의 풍평(소문) 피해 대책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해양 방류를 둘러싸고 중국이나 한국을 비롯해 외국의 우려가 뿌리 깊은 상황”이라며 “한국에서는 야당이 방류에 반대하면서 여론이 납득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일본) 국내에서도 경제산업상이 미야기와 후쿠시마, 이바라키현의 어업 단체들과 면담을 벌였지만 모두들 ‘방류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의 풍평 피해 대책과 관련해 국제원자력위원회(IAEA)의 최종 보고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원에너지청 관계자는 “지금도 각국에 설명하고는 있지만, IAEA 최종 보고서에서 안전하다고 확인을 해주면 국제기관도 안전하다고 평가했다는 사실을 세계에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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