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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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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랙] 롯데에 MLB 최정상급 미친 어깨가 있다… KBO 역사에 남을 숫자, 505도루 대도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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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엄청난 저격수의 등장이다”

이대형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 및 스포타임 베이스볼 크루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해설 도중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롯데가 3-1로 앞선 5회 2사 1,3루 오스틴의 타석이었다. 1루 주자 문성주가 2루를 향해 뛰었는데, 롯데의 신진급 포수 손성빈(21)이 말 그대로 레이저와 같은 송구로 이를 저지해냈다.

이 위원은 KBO리그 통산 505도루에 빛나는, KBO리그 역대 ‘대도 계보’에 당당히 포함되어 있는 주루의 전설이다. 현역 시절 도루를 많이 성공시켰던 경험에서 나오는 주자의 움직임, 투수의 슬라이드 스탭 분석 및 투구 버릇 파악, 그리고 포수의 송구 능력 평가는 지금도 단연 최고로 뽑힌다. 그런데 이 위원이 손성빈의 송구 하나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던 것이다. 그만큼 충격적인 송구였다.

2사 후였지만 3루에 주자가 있었다. 포수가 2루에 공을 던지면 3루 주자가 그대로 홈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이 상황에서 2루에 공을 던지는 것을 주저하는 포수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손성빈은 자신감이 있었다. 3루 주자를 보지도 않고 단호하게 공을 던졌다. 총알 같이 날아간 이 송구는 베이스와 슬라이딩하는 주자의 사이에 정확하게 꽂히며 자동 태그를 만들어냈다. LG의 공격이 이 저격 한 방에 끝났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도루 저지의 모든 요소들이 다 충격적이었다. 이제 21살의 어린 포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가 모두 녹아 있었던 까닭이다. 이 위원은 물론, 경기를 지켜본 모든 이들이 깜짝 놀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우선 송구 속도였다. 물론 송구를 하기 다소 용이한 코스와 자세이기는 했지만, 이 송구 속도는 시속 138.3㎞가 찍혔다. 전체 송구 중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구장에서 트랙맨 레이더에 걸린 포수 송구 평균 속도는 123.7㎞다. 리그 평균보다 무려 14.6㎞가 빨랐다. 천부적인 재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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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어깨만 좋았던 게 아니다. 포구에서 송구 동작으로 전환하는 사이의 시간, 즉 익스체인지 타임도 리그 평균보다 좋았다. 손성빈의 익스체인지 타임은 0.69초였다. 올해 KBO리그 평균은 0.77초다. 몸도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송구 속도와 익스체인지 타임이 총망라돼 나오는 총 송구 시간 ‘팝타임’은 1.82초로 측정됐다. 리그 평균 2.08초보다 0.26초나 빨랐다. 투수의 슬라이드 스탭이 평균은 되고 태그에 비정상적인 요소가 개입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팝타임 1.82초에 송구가 정확하게 들어가면 아무리 빠른 주자라고 하더라도 살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손성빈은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는 포수인 것이다.

워낙 많이 뛰어본 이 위원은 “말도 안 되는 스피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는데, 기록으로 보면 이 위원의 감은 아주 정확하다. 우리보다 수준이 두 단계 높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팝타임 1.82초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리그 최강의 포수이자 팝타임의 1인자인 J.T 리얼무토의 올해 평균 팝타임이 1.82초 수준이다. 심지어 평균이 1.9초 안으로 들어오는 포수 또한 총 8명에 불과하다.

익스체인지 타임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포수들이 보통 0.57초에서 0.6초 수준이다. 손성빈은 아직 다듬을 것이 많은 포수인 만큼 이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더 단축할 가능성이 크다. 어깨는 지금도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 될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녔다. 올해 포수 평균 송구 속도 1위인 세아 랑겔리어스(오클랜드)의 수치가 137.1㎞다. 아직 1군 데이터가 많지는 않지만 손성빈은 평균 134~135㎞ 정도가 나오고 있다.

트랙맨 집계 역사상 이렇게 모든 송구의 요소를 다 갖춘 도루 저지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과장을 조금 보태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도루 저지였다. 이것이 단순히 한 번의 저지가 아닌, 큰 기복 없이 꾸준하게 표본을 쌓아나갈 수 있다면 KBO리그 포수 역사상 역대급 도루 저지의 탄생을 지켜볼 수도 있다.

애당초 기대가 컸던 선수다. 장안고를 졸업하고 2021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롯데는 손성빈을 전략적인 유망주로 분류하고 일찌감치 군 복무를 해결토록 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고, 최근 전역해 6월 15일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아직 경험이 필요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공수 모두에서 대성할 재목으로 뽑힌다. 올해 퓨처스리그 29경기에서는 타율 0.330, 24타점의 방망이 자질도 뽐냈다. 롯데는 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0억 원을 들여 유강남을 영입했다. 그 4년 뒤를 이어 받을 선수로 낙점한 선수가 바로 손성빈이다. 확실한 장점을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보여줬다는 건 분명 즐거운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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