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대규모 통화부양책 유지 결정…오전 하락하던 증시 다시 상승세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AFPBBNews=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은행이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존의 대규모 통화부양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5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는 한편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금리(수익률)는 0%로 유도하되, ±0.5% 범위 안에서 움직이게 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새로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현행 부양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줄곧 밝혀왔기 때문에 이날 결정은 예상됐던 결과였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을 두고 글로벌 중앙은행의 계속된 긴축 행보 속에서도 일본은행의 변함없는 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주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했고, 간밤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반면 일본은행은 성급한 긴축 정책을 폈다간 이제 막 궤도에 오른 물가상승률이 꺾일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오랫동안 디플레이션에 시달려와 모처럼의 물가 상승을 반긴다. 일본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의 경제 대책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 효과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4% 상승했지만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안정적으로 이뤘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금리 격차가 계속 벌어지면서 일본은행 정책 발표 직후 엔화 가치는 더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1엔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엔은 유로를 상대로는 15개월 만의 최저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는 오전 장을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로 반전했다.
일각선 일본은행이 물가 전망을 너무 낮게 잡아 몸을 사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번주에 전망치를 2.8%로 상향 조정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무구루마 나오미 수석 전략가는 "오늘 성명에서 일본은행은 7월 회의에서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는 신호를 전혀 주지 않았다"면서 "만약 일본은행이 힌트를 주면 시장은 이를 반영하려 할 것이다. 우에다 총재가 앞서 말했듯 일본은행은 마지막 순간까지 정책 변화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에선 여전히 일본은행이 7월 회의에서 YCC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추측이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금융시장에 갑작스러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일본은행이 정책 동결을 예상하던 시장 예상을 뒤집고 YCC 정책의 장기금리 변동폭을 종전 ±0.25%에서 ±0.5%로 확대한 뒤 엔화와 채권 금리가 뛰는 등 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