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정강이 멍들어도, 쇄골 깔려도 “선발 됩니다”… 투지의 KIA 살림꾼, 구단 기록에도 도전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류지혁(29KIA)은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자칫 크게 다칠 뻔했다. 2회 3루에 있던 류지혁은 상대 선발 박종훈의 폭투 때 홈을 향해 뛰어 들어오다 베이스커버에 들어온 박종훈과 충돌했다.

워낙 찰나의 순간이라 고의는 없었지만 박종훈이 류지혁을 깔고 앉은 모양새가 됐고, 자연히 깔린 왼 쇄골 쪽에 충격이 컸다. 류지혁이 득점 이후에도 한동안 일어서지 못한 이유였다. 결국 경기에서 빠진 뒤 구단 지정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타박상이라는 진단이 나왔으나 충격이 하루 만에 가실리는 없었다.

그런데 류지혁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변함 없이 선발 1번 3루수로 라인업 카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그나마 타박이라 좀 괜찮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오늘 출전해도 괜찮느냐고 하니까 괜찮다고 해서 스타팅으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충격이 있다면 하루 정도 쉬겠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류지혁은 책임감으로 경기에 나가는 것을 택했다.

사실 류지혁은 오랜 기간 ‘부상이 잦은 선수’라는 오명이 있었다. 실제 부상 경력이 제법 있었고, 이 때문에 경기에 오래 나가지 못한 적도 있었으니 마냥 항변만 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8일 경기처럼 부상이 생길 만한 상황이 몇 차례 있었음에도 그 다음 날은 아무렇지 않게 경기에 나서곤 했다. 파울 타구에 맞아 정강이가 시퍼렇게 멍들어 업혀 나간 다음 경기에서도, 쇄골이 욱씬거릴 때도 류지혁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런 책임감 속에 올 시즌 꾸준히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류지혁은 팀의 확고부동한 리드오프로 팀 타선을 견인하고 있다. 류지혁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다. 2번 타순은 종종 바뀌지만, KIA의 1번 타순이 지금까지 류지혁으로 계속 고정되고 있는 이유다.

쇄골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나선 류지혁은 9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때로는 침착하게 공을 보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고, 자신의 존에 들어오는 공에는 강한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류지혁은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세 차례나 출루하며 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중 3연전에서 SSG에 3연패를 당하고 서울로 온 KIA였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피로감이 있을 법했다. 그러나 1회 팀의 첫 타자로 나선 류지혁이 상대 선발 김동주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3연패를 잊고, 빨리 새로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단순한 3루타 이상의 의미였다.

2-2로 맞선 5회에는 2사 강한 타구를 중견수 방향으로 보내면서 다시 출루했고, 고종욱의 타구가 좌익선상 안으로 들어오자 전력 질주해 홈에 들어왔다. 전날 쇄골 부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마다하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것을 잊고,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났다. 경기 후 김종국 KIA 감독 또한 “타선에서는 테이블 세터였던 류지혁이 찬스를 만들면 고종욱이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그런 류지혁은 이날 3번의 출루를 추가하면서 출루율을 더 끌어올렸다. 9일 현재 류지혁의 시즌 출루율은 0.390에 이른다. 규정타석을 기준으로 개인 경력에서 가장 뛰어난 출루율이다. 올 시즌 리그 전체를 봐도 출루율 8위다. 0.307의 타율도 리그 12위다. 장타가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리드오프의 성적이라고 보면 꽤나 이상적이다.

2001년 KIA가 타이거즈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뒤, 즉 21세기 들어 류지혁보다 더 좋은 출루율을 기록했던 3루수는 딱 두 명이었다. 2007년 이현곤이 0.393을 기록했고, 2016년 이범호가 0.391의 출루율을 새겼다. 류지혁의 기록은 3위에 해당하는 데 1~2위와 거리가 크지 않다. 지금 시점에서는 1~2경기 폭발로도 추월할 수 있는 범위다. 류지혁의 건강과 책임감이 계속된다면, 그 추월의 기회는 계속 찾아올 것이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