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엄정화, 갑상선암 투병 고백 “8개월 목소리 못 내, 공포였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가수 겸 배우 엄정화/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투병 사실을 밝히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될까봐 숨겼다.”

최근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과거 갑상선암 투병 사실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그는 2010년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후유증으로 성대 일부가 마비돼 한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엄정화는 이 같은 이야기를 7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담담히 털어놨다.

엄정화는 “2008년 ‘디스코(D.I.S.C.O)’ 앨범 활동 이후에 갑상선 수술을 하면서 거의 8개월 정도 목소리를 못 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몰랐다”고 하자 그는 “몰랐죠. 아무한테도 말을 안 했다”고 했다. 이어 “말을 하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될까봐 숨겼다”면서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될 때의 공포는 엄청나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엄정화는 2020년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의 ‘환불원정대’를 통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환불원정대’ 때도 목소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며 “유재석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 더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꼭 다시 노래를 하고 싶었다”며 “노래 부르지 못할 거란 얘기를 들었을 때 만약 포기하고 가수의 길을 그만뒀다면 그렇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스스로 그렇게 끝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며 “다시 앨범을 꼭 만들고 싶었고 마지막 인사를 하더라도 무대에서, 그동안 감사했다는 (의미의) 무대를 갖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파서) 가수 생명이 끝난다면 열심히 노력하고 꿈을 찾아왔던 제 시간이 그냥 사라져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그냥 사라지듯이 없어지는 거 말고 내가 해내서 무대에서 인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엄정화는 현재 목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소리는) 진짜 많이 좋아지고 있고, 찾아가고 있다”며 “말을 하고 연기를 할 때는 다 극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목소리가 떨린다며 건강을 염려하는 시청자들에게도 “괜찮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아픈 건 아니다”라며 “여러분들도 이제 제 목소리가 이렇다고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그냥 제 목소리는 이렇다”고 했다.

엄정화는 “목소리가 갈라질 때 ‘왜 갈라지지? 이렇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을 하고, 노래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왜 안 되지? 항상 내던 소리인데’라며 예전하고 자꾸 비교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자꾸 감추려고 하면 더 안 좋게 느껴지고 스스로도 더 움츠러든다”며 “그런데 ‘내 목소리는 이렇게 특색 있어, 이건 나야’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면 거기(부정적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도 못할 때도 있었으니까 그때에 비하면 마음이 너무나도 편안하다”며 “그리고 제 목소리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