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득점 선두 카사데이 경계령… 공격 선봉 이영준·배준호로 맞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U-20 월드컵 현장에서

2002년 월드컵 16강 기적(이탈리아전 승리)을 재현할 수 있을까.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 4강에 진출한 축구 대표팀은 이탈리아 사냥에 나선다. 이탈리아는 숫자상으로는 강력하다. 5경기 11골에 조별 리그(D조)에서 브라질을 3대2로 제압했고, 16강에서 E조 1위 잉글랜드(2대1 승)와 8강에서 C조 1위 콜롬비아(3대1 승)를 연파했다. 경계 대상 1호는 미드필더 체사레 카사데이(20·레딩)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소속인 그는 2022-2023 시즌 도중 잉글랜드 2부 리그 레딩으로 임대돼 15경기(1골)에 나서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186cm 큰 키에 스피드까지 갖춰 막기가 까다롭다고 분석된다.

조선일보

U-20 대표팀 배준호(왼쪽)와 이영준이 지난 2일 에콰도르와의 16강전에서 나란히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사데이는 6골로 이번 대회 득점 선두. 조별 리그 브라질전에선 2골 1도움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김은중(44) 감독도 “잉글랜드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답게 결정력이 탁월하다”며 요주의 인물로 꼽았다. 이번 대회 2골을 넣은 공격형 미드필더 톰마소 발단치(20·엠폴리)도 주시해야 한다. ‘이탈리안 메시’로 불리며 대회 전까지 카사데이보다 주목받은 공격수 시모네 파푼디(17·우디네세)는 카르미네 눈치아타(56) 감독과 불화로 출전 가능성이 작지만 안심할 순 없다.

이탈리아의 화력을 막기 위해 주전 센터백 김지수(19·성남)와 최석현(20·단국대)이 공조에 나선다. 김지수는 당초 기대대로 이번 대회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헤더로 두 차례 결승골을 터뜨린 최석현은 178cm로 크지 않은 키에도 점프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를 제압한다. 최석현은 “경기 영상을 철저히 분석해서 카사데이를 꽁꽁 묶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빗장 수비’란 전통적인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무실점 경기를 한 차례만 기록했다. 5경기에서 6실점. 한국은 이탈리아를 상대로도 세트피스와 빠른 역습을 주 무기로 구사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에 잘 준비했던 것들을 날카롭게 다듬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김은중호’ ‘비밀 병기’는 배준호(20·대전)다. 지난 에콰도르와의 16강전에서 뛰어난 개인기로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3대2 승리를 이끈 그는 대회 초반 부상 여파로 출전 시간이 적어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대표팀이 이틀 혹은 사흘을 쉬고 5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쌩쌩한 배준호가 특유의 테크닉으로 이탈리아 수비를 뚫어준다면 경기가 쉽게 풀릴 수 있다. 190cm 장신 스트라이커 이영준(20·김천상무)은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카드다. 이번 대회 2골 1도움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주장 이승원(20·강원)은 1골 4도움으로 도움 부문에서 선두에 올라 있다. 2019년 폴란드 대회 때 2골 4도움으로 골든볼(대회 MVP)을 수상한 이강인(22·마요르카)과 비슷한 페이스다. 이승원은 “내가 카사데이보다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7일 대표팀 훈련에서 주전급 선수들은 스트레칭과 러닝만 하고 호텔로 들어가는 등 체력 회복에 중점을 뒀다. 결전지 라플라타에 입성한 전날엔 종일 휴식을 가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거의 ‘좀비’가 됐지만 씩씩하게 잘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2일 멘도사에서 이탈리아와 브라질의 조별 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한 바 있다. 당시엔 전략 분석이 아니라 이번 대회 최고 수준 팀 플레이를 보고 싶어 경기장을 찾았다. 김 감독은 “그때만 해도 이렇게 4강에서 이탈리아와 맞붙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면서 “전술과 전략도 중요하지만 이제부턴 어느 팀이 집중력을 더 발휘하느냐의 싸움이라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전은 한국 시각으로 9일 오전 6시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의 우니코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한국 열세를 점치는 전문가가 많지만 이탈리아는 한국이 8강에서 잡은 나이지리아에 조별 리그에서 0대2로 진 바 있다. 공은 둥글다.

[라플라타(아르헨티나)=서유근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