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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현장] 16년 정든 그라운드 떠나는 박주호…“은퇴 후회는 없어, 선수 생활 100점 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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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박건도 기자] 후회는 없었다. 박주호(36)가 은퇴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띄며 선수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수원FC는 6일 오후 4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에서 울산 현대에서 1-3으로 졌다.

베테랑 미드필더의 고별전이었다. 박주호는 울산전을 끝으로 은퇴했다. 2008년 일본의 미토 홀리호크를 시작으로 가시마 앤틀러스, 주빌로 이와타에서 활약했고 스위스의 FC 바젤을 거쳤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마인츠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도 뛰며 유럽 축구계 명장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임을 받기도 했다.

2018시즌부터는 국내 무대에서 활약했다. 세 시즌 간 울산에서 뛰었고 2021시즌부터는 수원FC 주축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김도균 감독 체제에서 핵심 중원으로 수원FC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 은퇴 의사를 밝힌 박주호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고의 모습일 때 그라운드를 떠나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도균 감독을 비롯해 이승우와 이용 등은 박주호의 예상치 못한 은퇴에 진한 아쉬움과 응원을 전했다.

경기 전 양 팀 선수들은 박주호 은퇴 기념 티셔츠를 입고 존중을 표했다. 수원FC와 울산 관중들은 박주호 이름을 연호했다. 은퇴식 후 경기가 진행됐다. 전반 6분에는 박주호의 등번호 6에 맞춰 1분간 박수가 이어졌다. 수원FC와 울산 팬 모두 박주호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공교롭게도 박주호는 친정팀 울산과 경기를 끝으로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울산을 상대로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박주호는 경기 후 은퇴 기자회견에 나섰다. 박주호는 “시즌 도중에 은퇴 결정은 힘들었다. 후회는 없다. 경기 결과는 아쉽다. 울산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 16년간 프로 생활 최선을 다해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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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주호와 일문일답.

- 선수 생활 총점 100에 몇을 주고 싶나.

“목표를 했다는 걸 계속 이뤄나갔다. 도전을 계속했다. 후회를 안 하는 성격이다. 선수 때는 6, 70점을 줬다. 오늘은 후회가 없다. 100점을 주고 싶다.”

은퇴 결정 시기는.

“작년부터 은퇴를 계속 생각해왔다. 몸이 조금 더 좋을 때 운동장에서 은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에는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았다. 그때 몸이 안 좋으면 아내 때문에 은퇴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 싫었다. 열정이 남아있을지 생각했을 때 버겁다는 생각이다.”

수원FC가 한창 시즌 중이다.

“팀에 은퇴를 알렸을 때 5위 정도였다. 내가 빠져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름에 (이)영재가 온다. 다른 스타일이지만 역할을 할 수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 보강도 가능하다. 은퇴 의사를 밝힌 후 팀이 힘들었지만, 수원 더비에서도 이겼다.”

- 행복했던 순간과 어려웠던 순간을 꼽자면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울산에서 ACL 우승했을 때, 오늘도 한 순간이다. 재작년 상위 스플릿 올라가서 많은 골을 넣었을 때도 행복했다”라며 “슬픈 기억은 울산에서 2019년 준우승 했을 때, 그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건 없는 것 같다.”

은퇴 조언을 구한 곳은.

“결정하고 나서 친구 (이)용이에게 얘기했다. 전북 현대와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얘기한 적 없다. 전북과 경기 후 은퇴 소문이 돈다고 들었다. 선수들에게 직접 말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시기였다. 가족과 회사와도 많이 얘기했다. 제 의지가 가장 중요했다.”

- 본인은 어떤 선수였나.

“항상 스타일이 바뀌는 선수였다. 덕분에 많은 감독님이 기용해 주셨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

은퇴 결정 후 많은 곳에서 연락이 왔을 텐데.

“미토에서도 플래 카드가 걸렸다. 일본에 있는 친구가 뉴스를 보고 연락도 해주더라. 가가와 신지와 허심탄회한 얘기도 했다. 나이가 비슷해 은퇴 시기를 같이 고민하기도 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코치였던 세르지오 코치도 연락이 오셨다. 고맙고 좋은 기억이 많은 선수였다고 말하시더라. 선수들도 연락이 왔는데, 아직 메시지 확인을 다 못했다. 추후에 얘기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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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과 건후에게는 어떻게 얘기했나.

“슬퍼하다가도 나은이 같은 경우에는 ‘돈을 어떤 걸로 벌거냐’더라. 고생했다면서 안아줬다. 다른 걸 해도 요리는 하지 말라더라. 건후는 요즘 축구에 빠졌다. 많이 슬퍼하고 울려고 하더라. 대신 너와 축구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좋아하더라.”

수원FC와 추억.

“울산 원정에서 첫 승리를 거둬봤다.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다가 결국 작년에 이겼다. 이겨보지 못했던 경기를 이긴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FC서울전 4-3 승리도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의 계획.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 6월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스케줄 정리할 것이다.”

- 이승우를 비롯해 동료들의 아쉬움이 크던데.

“선수들이 만류를 하더라. 소중하게 생각해줘 감사하다. 미안하지만 번복할 수 없다고 했다. 좀 쉬고 (조)원희형처럼 복귀하라더라. 우선은 은퇴한 것처럼 생각하지 않겠다더라.”

울산 선수들도 얘기를 많이 하던데.

“울산 선수들이 고생했다더라. 남의 일 같지 않다며 공감해주더라. 전날에 이청용을 비롯해 많은 연락이 왔었다. 통화도 했다.”

마지막 인사.

“마지막까지 많은 분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수원FC 앞으로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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