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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범죄도시 마동석도 이건 못 살려…CJ CGV 실적 전망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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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가 3년째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지만, 이번 분기도 상황을 반전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표 가격 인상으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찾는 손님이 뜸해진 데다, 사채와 차입금에 따른 이자 부담이 무겁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일찌감치 CJ CGV의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상반기 충무로 기대작인 ‘범죄도시3′ 개봉 후 주가는 소폭 반등하는 모양새지만, 이런 기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조선비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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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CJ CGV는 연초 대비 4.66% 하락한 1만616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6.24%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부진한 흐름이다. 코로나19를 겪기 직전인 2019년 연초(4만300원)와 비교하면 59.91% 빠졌다.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분기부터 3년간 이어진 적자가 계속되며 실적 개선세가 신통치 않자 증권가는 CJ CGV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개월 전 증권사들이 추정한 CJ CGV의 2분기 영업이익은 160억원이었으나, 한 달 전 증권사들이 다시 추정한 이 수치는 127억원으로 떨어졌다. 5개월 만에 영업이익 추정치를 33억원 낮춘 것이다.

운영비 손실을 메꾸기 위해 CJ CGV는 관람료를 올렸지만, 이는 오히려 독이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발달하면서 굳이 비싼 값을 주지 않고도 영화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영화관이 OTT에 밀린 것이다.

특히 티켓값이 물가 상승률보다도 크게 오른 점이 고객의 반감을 자극했다. 실제 CJ CGV는 올해 평일 관람료를 1만4000원으로 인상했는데 이는 2019년 평일 1만원과 비교해 40% 오른 수준이다. 이후 고객의 발길은 끊겼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분기 5507만명을 기록했던 영화 관객은 올해 1분기 2515만명으로 반토막 났다. 반면 OTT 월간 사용자 수는 2020년 1500만명에서 2022년 3000만명으로 2배 늘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순이익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영업이익은 CJ CGV가 영화 상영 등 주된 영업활동을 통해 번 이익이고, 순이익은 영업이익에 금융손익 등을 합친 이익이다. 회사가 1분기에 쓴 이자는 121억원인데, 이는 같은 분기 영업손실(141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올해 3월 말 기준 CJ CGV의 사채 및 차입금은 7534억원이다. 매출액(3936억)의 2배 수준이다. CJ CGV는 2021년 6월과 지난해 7월에 각각 3000억원(표면이자율 1.0%), 4000억원(표면이자율 0.5%)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에 따른 미상환사채 금액은 6213억원이다. 두 CB의 주식 전환 행사가액은 차례로 2만6600원, 2만2000원인데, 현재 주가는 이보다 1만원가량 낮다. 당분간은 주식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없어 CJ CGV가 계속 이자를 안고 가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말엔 지주사 CJ로부터 8.5%의 이자율로 500억원(30년 만기)을 차입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기대작인 ‘범죄도시3′의 흥행 성공에도 큰 폭의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박스오피스 상황을 고려할 때 전년 대비 수익성 개선이 유력하지만 여전히 재무부담이 상당하다”라며 “미상환 전환사채 규모가 상당한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목표 주가를 기존 2만원에서 1만7000원으로 하향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시가총액의 30% 이상인 전환사채의 규모가 다소 부담이나 관련 불확실성은 주가에 반영돼 있다”라면서도 목표 주가는 2만3000원에서 2만원으로 하향했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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