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능력,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 모든 것을 암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슈퍼 히어로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내가 얻은 초능력은 고작 껍데기를 잘 까는 능력뿐이라면 어떨까.
웹툰 '껍데기 잘 까는 능력' |
웹툰 '껍데기 잘 까는 능력'은 모두가 초능력자가 된 세상에서 하찮은 능력으로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 이준욱의 이야기다.
전 세계에서 한날한시에 사람들이 떠올린 소망이 각자의 초능력으로 발현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배탈이 나서 조퇴하던 학생은 언제 어디서든 화장실로 순간 이동할 수 있는 초능력이 생겼고, 계단을 힘겹게 오르던 할머니는 누구보다 튼튼한 무릎을 갖게 됐다.
때마침 준욱은 긴 백수 생활 중 부모님 눈치가 보여 방에서 혼자 삶은 달걀을 까먹던 중이었다.
노른자가 드러날 정도로 울퉁불퉁 까진 달걀을 보며 '잘 까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초능력이 부여됐고, 얼결에 달걀, 새우, 과일, 조개 등의 각종 껍데기와 껍질을 잘 까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제 누구보다 손쉽게 삶은 계란을 까고 파인애플을 완벽하게 손질할 수 있게 됐지만, 주인공은 좌절한다.
자기 능력은 취업에 아무 도움이 안 될뿐더러 대단한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넘치면서 별 볼 일 없던 자신의 처지가 더 초라해졌기 때문이다.
준욱은 취업시장을 전전하다가 그나마 자신의 초능력을 쓸 수 있는 식당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웹툰 '껍데기 잘 까는 능력' |
주인공의 동생 준수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준수는 복제인간을 만드는 초능력자로 이름을 날린다.
자신을 잔뜩 복제해 일부는 회사에 대신 출근하도록 하고, 유명 히어로(영웅) 회사와 계약을 맺어 사람들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준수에게도 고민이 하나 있다.
무한정 만들었던 복제인간 중 하나가 자아를 갖고 자신의 명령을 듣지 않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아를 가진 복제인간에게 아무리 일을 시켜도 여기저기 놀러 다니며 빵만 잔뜩 사 먹곤 해 골머리를 앓는다.
이 웹툰은 김마토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평범한 주인공에게 초능력이 생기는 내용의 웹툰은 많지만, '껍데기 잘 까는 능력'은 이를 비틀어서 하찮은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로또 1등과 같은 거창한 소원이 아니라 '급식실에 1등으로 도착하고 싶다'와 같은 소소한 순간의 바람이 초능력으로 구현된다는 설정에 빠져들다 보면 어쩐지 평소에도 큰 꿈을 가져야만 할 것 같다.
이 웹툰은 만화경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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