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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월 420만원에 전쟁터 가실 분” SNS에 구인광고 낸 바그너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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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바그너그룹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용병 구인광고글./폴리티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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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막대한 전력 손실을 입은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지원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각) 미국 정치 전문 일간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의 거짓 정보 대응을 돕는 영국 기술벤처인 ‘로지컬리(Logically)’는 바그너 그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구인 광고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전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진, 드론 운영자, 심리학자 등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지컬리는 지난달 중순부터 지난 19일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라온 바그너 그룹 구인 광고를 찾아내 분석한 결과, 바그너 그룹이 내보낸 것으로 보이는 60여건 확인했다. 불어와 베트남어, 스페인어 등 10여개의 언어로 작성된 이들 구인 광고에는 전투, 정보기술(IT), 운전 및 의료직에 대한 구인 정보가 담겼다. 이 광고들은 지난 10개월간 약 12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구인 광고에는 연락처와 텔레그램 계정은 물론 24만루블(약 420만원)의 월급과 유급휴가, 건강보험을 비롯한 각종 복지혜택에 대한 정보도 포함됐다. 불어로 써진 한 구인 광고에는 “지금 우리와 함께 러시아의 명예와 다극 세계를 수호하라”는 광고 문구가 담겼고, 또 다른 불어 게시글에는 ‘생명보험’ 혜택을 강조하며 “효율성과 승리에 중점을 둔 팀을 위해 일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도네이시아어로 된 트윗에는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22세에서 55세 사이의 자원자들을 초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로지컬리 측은 해당 구인 광고가 바그너 그룹이 올린 게시물이라고 확신할 순 없으나, 게시물 곳곳에 바그너 그룹과 관계자들의 흔적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카일 월터 로지컬리 연구원은 “해당 광고에서는 러시아 소셜미디어인 VK 계정이나 텔레그램에 올라온 게시물에서 사용하는 말과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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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그룹 와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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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방 관리들도 이들 구인 광고에 적힌 연락처 중 적어도 2개는 바그너 그룹 또는 러시아 정보 당국으로 직접 연결되는 번호로 확인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로지컬리는 바그너 그룹이 구인 광고의 효과를 보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폭력 선동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의 선전 게시물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정책을 위반한 것은 거의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월터는 “바그너그룹 대표자들과 직접 연락이 될 수 있는 실제 선전물”이라며 “바그너그룹이 세계에 점점 더 위험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만큼 이런 게시물이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최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만 바그너그룹 용병 2만명이 숨지는 등 다수의 전사자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외에도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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