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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中 자체 개발 주장 CPU칩… 인텔 제품 ‘라벨갈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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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더 CPU 매개변수가 인텔 CPU와 동일

중국 기업이 개발했다고 발표한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가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 제품을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006년 사기로 드러난 ‘한신(漢芯) 반도체’ 사건이 다시 반복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선전에 있는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업체 바오더(寶德·파워리더)가 지난 7일 자체 개발한 1세대 ‘파워스타 CPU’를 공개하며 인텔의 CPU 반도체인 ‘x86 아키텍처’에 기반해 개발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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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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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x86은 복잡한 컴퓨터 아키텍처 제품군으로 글로벌 시장 대부분의 PC는 x86 아키텍처의 다양한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이에 대해 IT·디지털제품 전문사이트 톰스하드웨어는 캐나다의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Geekbench)가 진행한 CPU 비교시험(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인용해 파워스타 CPU가 사실은 x86의 상표만 바꿔치기한 ‘라벨갈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긱벤치는 지난 26일 바오더의 ‘파워스타 P3-01105 CPU’의 핵심 매개변수(파라미터)들을 공개하면서 그것이 인텔의 ‘코어 i3-10105 코밋 레이크 CPU’와 동일한 칩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바오더는 이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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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더의 ‘파워스타 P3-01105 C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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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설립된 바오더는 오랜 기간 컴퓨터 생산에서 인텔의 프로세서들을 이용해 왔다. 서버와 PC를 생산해왔으나 이전까지 반도체를 개발한 이력은 없다.

앞서 2006년 5월 상하이자오퉁대학 마이크로전자학원 원장이던 천진 교수는 거액의 정부 예산을 들여 3년 전 개발했다고 주장한 획기적 DSP(디지털신호처리 프로세서) 반도체 칩 ‘한신 1호’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면됐다. 천 교수는 2003년 180나노 첨단 DSP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했으나, 그의 밑에서 일한 한 연구원이 ‘한신 1호’가 사실은 미국 모토로라의 ‘프리스케일 56800 칩’을 교묘히 날조한 것이라고 폭로하면서 사기극이 드러났다. 해당 연구원은 천 교수가 모토로라 제품의 뒷면에 표시된 ‘MOTO’ 등의 글자를 긁어내고 ‘漢芯’이라고 표기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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