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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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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회계 공시해야’ 취업자 10명 중 9명 찬성…양대노총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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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회계를 공시하는 방안에 취업자 10명 중 9명이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9~21일 코리아데이터네트워크에 의뢰해 취업자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웹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취업자의 88.3%가 ‘노조도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다른 기부금 단체 수준으로 공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23일 밝혔다. 응답자 1000명 중 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조합원은 186명이다. 이들도 84.4%가 노조 회계 공시에 찬성했다.

고용부는 노조 조합원 186명을 대상으로 추가 의견수렴을 진행했고, 그 중 160명이 응했다. 이들 중 48.1%는 ‘노조에서 조합비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지 않다’, 46.3%는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89.4%는 노조가 회계를 공시해야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70.0%는 정부가 노조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면 노조가 회계를 공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날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에서 노조도 다른 기부금 단체와 같이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노조도 사실상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을 지원받고 있으므로,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조 회계 투명성은 조합원의 알권리와 신뢰를 토대로 한 자주성과 민주성을 위한 필수 전제”라며 “그렇지 않은 노조에 재정 등 국민 세금이 쓰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이어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해 노조 회계 투명성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대변인 구두 논평에서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각종 지원과 세제 혜택을 받는다”며 “왜 모든 기업에 회계 공시를 의무화하지 않느냐”고 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치졸하고 천박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라며 “설문은 의도가 너무 저열하다”고 주장했다.

세종=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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