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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순조로웠다. 첫 3경기 3승 ERA 1.50으로 빼어난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위태로운 외줄타기 피칭이 이어졌다. 특히 우리아스의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피홈런이었다.
우리아스는 4월 16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패트릭 위즈덤 & 코디 벨린저). 4월 22일 연속으로 만난 컵스전에서도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았다(코디 벨린저 & 트레이 맨시니). 우리아스는 심지어 4월 28일 피츠버그 파이러츠전에서도 백투백 홈런(코너 조 & 로돌포 카스트로)을 내주면서 세 경기 연속 백투백 홈런으로 무릎을 꿇었다.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4월 첫 3경기 3승 ERA 1.50의 성적이 마지막 3경기 3패 ERA 7.98로 바뀌었다. 다행히 우리아스는 5월 들어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지만, 피홈런 고민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대참사가 발생했다.
악몽은 3회 말에 일어났다.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스리런 홈런을 뺏긴 우리아스는 2사 후 후안 예페스와 놀란 고먼, 폴 디용에게 백투백투백 홈런을 내줬다. 속절없이 담장을 넘어간 타구에 우리아스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홈런 타구 4개 중 3개는 타구속도 105마일 이상, 예페스의 홈런을 제외하면 타구속도와 발사각도가 이상적인 배럴 타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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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네 방을 헌납하고 3이닝 6실점 패전을 당한 우리아스는 시즌 성적도 5승4패 ERA 4.39로 나빠졌다. 시즌 피홈런 14개는 조던 라일스와 더불어 리그 최다 기록. 최근 7경기 37.1이닝 13피홈런으로 같은 기간 9이닝 당 피홈런 수는 3.13개에 달한다. 1900년 이후 단일 시즌 9이닝 당 최다 피홈런 수가 2000년 호세 리마의 2.2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아스의 피홈런 페이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9이닝 당 최다 피홈런 수 (단축 시즌 제외)
2.20 - 호세 리마 (2000)
2.15 - 딜란 번디 (2018)
2.08 - 브론슨 아로요 (2011)
경기 후 기자들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우리아스의 투구 습관(tipping)이 노출된 게 아닌지 물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그런 식으로 그들이 한 일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투구 습관을 이유로 들기엔 우리아스의 제구 자체가 너무 위험했다.
우리아스는 슬로 스타터다. 지난 시즌도 초반에 헤매던 구간이 있었다. 5월 1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도 6이닝 4피홈런 8실점(5자책)으로 무너진 바 있다. 첫 17경기 ERA 3.01이었지만, 마지막 14경기 ERA는 1.27이었다. 시즌 후반이 될수록 탄력을 받았다. 이 현상이 올해도 반복된다면 현재 부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명백한 차이는 피홈런에 있다. 지난해 기복이 있는 첫 17경기에서도 9이닝 당 피홈런 수는 1.41개였다. 지금처럼 맞으면 넘어가는 투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현재 우리아스는 맞으면 장타를 걱정해야 하는 투수가 됐다. 실제로 배럴 타구를 허용한 비중이 2021년 5.3%, 2022년 6.7%였지만, 올해 10.6%로 증가했다.
대체 우리아스는 왜 갑자기 피홈런 공장장이 되었을까. 지난 WBC 대회와 최근 우리아스의 등판을 본 김선우 해설위원은 "두 번의 등판만 두고 보면 지금은 힘만 앞세워서 억지로 던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경우 평소보다 공이 뒤에서 나오기 때문에 타자가 공을 지켜볼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추론은 커터의 장착이다. 올해 우리아스는 지금까지 던지지 않았던 커터를 추가했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러브, 체인지업에 비하면 비중이 높지 않지만 레퍼토리 확대를 위해 커터를 간간이 던지고 있다(커터 비중 9.1%).
지난 2년간 우리아스는 체인지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2020년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316(38타수 12안타)였지만, 2021년 .194(155타수 30안타) 2022년은 .206(131타수 27안타)였다. 체인지업이 좋아진 덕분에 우타자들을 잘 돌려세울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 체인지업이 피안타율 .344(32타수 11안타)로 공략을 당하고 있다.
체인지업 투수는 커터를 장착할 때 더 주의를 요한다. 커터는 기본적으로 횡적인 움직임에 신경을 써야 하는 구종이다. 김 위원은 "커터를 구사하면 손목이 나도 모르게 쳐진다. 그러면 포심 회전력이나 수직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체인지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아래로 떨어져야 하는 체인지업이 덜 떨어지면서 스트라이크 존에 머무르는 것이다. 어제 우리아스가 홈런을 맞은 체인지업이 정확히 떨어지지 않은 체인지업이었다.
2019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포심의 구속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아스 레퍼토리의 근간인 포심은 2019년 평균 구속 95.1마일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은 93마일에 그치고 있다. 어제는 평균 구속에도 미치지 못한 92.5마일이었다. 포심이 지배력을 상실하면서 모든 승부가 전체적으로 어려워졌다. 어제 피홈런 4개만큼 충격적인 건 우리아스의 헛스윙률이었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은 우리아스 공에 30번의 스윙을 가져가면서 헛스윙을 단 세 번밖에 하지 않았다. 주무기 슬러브의 헛스윙은 스윙 10번 중 하나도 없었다.
지난 2년간 예열을 마친 우리아스는 올해 자신의 기량을 만개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당혹스러운 시즌이 되고 있다. '다저스 1선발'로서 명예를 높이지 못하고 오히려 '피홈런 투수'의 오명을 쓰고 있다. 반등을 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힘들다.
우리아스가 원하는 계약을 따내려면 일단 다저스부터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다저스가 붙잡으려는 행동을 취해야 외부에서도 우리아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높아진다. 하지만 아직 다저스는 우리아스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일단 우리아스가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다저스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다가올 미래보다는 눈앞에 현실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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