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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만족합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띠었다. 대회 첫 패를 안았음에도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대회를 통해 쌓이는 경험에 만족감을 드러낸 것이다.
대한항공은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실업배구 시절 삼성화재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연속 출전해 준우승-우승-우승의 성적을 거뒀지만, V리그가 출범한 2005년 이후로 남자 프로팀이 이 대회에 참가한 건 처음이다.
대회 출전 취지는 ‘경험’을 바탕으로한 ‘성장’이다. 토미 감독은 그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신념을 마음에 품고 있다. 때문에 주전 세터 한선수와 미들블로커 김규민, 아포짓 스파이커 윌리엄스 링컨, 리베로 정성민은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았다.
첫 경기부터 드러났다. 대한항공은 캔버라 히트(호주)와 1차전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과 정한용을 기용했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은 휴식을 취했다. 외인과 동포지션으로 출전 기회가 줄었던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도 코트를 밟았다. 이준과 정한용은 첫 경기서 21점을 합작했고, 임동혁은 팀 내 최다 13점으로 중심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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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에서는 정지석을 중심으로 정한용·임동혁이 뒤를 받치면서 2연승을 내달렸다. 리베로 송민근도 후방 수비를 받쳤다. 1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리그 준우승팀 자카르타 바양카라 프레시시와 조별예선 3차전에서는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지만 세 명의 아웃사이드 히터가 고루 기용되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그간 V리그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마음껏 코트를 누볐다. 점차 경험치를 쌓아가는 선수들을 보며, 패배에도 토미 감독이 미소 짓는 이유다.
3차전 후 토미 감독은 “이번 대회에 온 목표가 조별예선 3경기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우리 선수들이 2승1패라는 호성적을 거둔 것에 만족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대한항공은 8강행을 일찌감치 확정했지만 조별예선 2승1패(승점 6)의 성적으로 자카르타(승점 7점)에 이어 조 2위가 되면서 산토리 선버즈(일본)와 8강에서 맞붙는다. 토미 감독은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 공격적인 부분에 보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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