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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뚱펠맨’ 오마리 스펠맨(26, KGC)이 ‘캡틴’ 양희종(39, KGC)의 한마디에 각성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7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울 SK를 100-97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KGC는 정규리그와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우승에 이어 챔프전까지 제패하며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6차전까지 3승 3패를 한 김상식 감독의 고민은 스펠맨의 기복이었다. 스펠맨은 1차전에서 24점을 넣은 뒤 갈수록 부진했다. 그는 자밀 워니와의 일대일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했고, 감정기복이 심했다. SK가 지역방어를 들고 나오면 스펠맨은 우왕좌왕했다. 4강전을 마치고 지나치게 체중이 증가한 그의 모습에 팬들은 '뚱펠맨', '스팸맨' 같은 별명을 붙였다.
결국 김상식 감독은 6차전부터 대릴 먼로를 중용해 위기를 헤쳐 나갔다. 그랬더니 스펠맨은 출전시간이 줄어든 것에 불만을 가졌다. 마치 어린 아이 같은 스펠맨을 달래봤지만 통제하기 쉽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은 “7차전에서는 스펠맨이 아니다 싶으면 1쿼터라도 먼로로 교체할 생각”이라 밝혔다.
‘캡틴’ 양희종이 나섰다. 우승 후 축하연 자리에서 양희종은 “스펠맨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6차전이 끝나고 내가 스펠맨을 따로 불렀다. ‘너 자꾸 그렇게 할거야? 작년에 SK한테 지고 나랑 체육관에 남아서 슛연습 한 거 잊었어?’라고 말했다. 스펠맨이 ‘예스 캡틴! 기억난다’ 하면서 7차전은 제대로 뛰겠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KGC는 SK에게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부상에 따른 급격한 체중증가로 관리에 실패한 스펠맨은 시리즈 평균 13.4점, 야투 34.3%로 부진했다. 우승실패 후 스펠맨은 양희종과 나머지 훈련을 하면서 “나 때문에 졌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양희종은 일년 전 아픈 과거를 다시 상기시킨 것.
효과는 확실했다. 7차전서 스펠맨은 34점을 폭발시키며 펄펄 날았다. 고비 때마다 7개의 덩크슛을 터트리면서 분위기를 살렸다. 4쿼터 막판 스펠맨이 워니의 플로터를 블록하고 오세근의 골밑슛을 어시스트한 장면은 백미였다. 스펠맨의 폭발력이 없었다면 KGC는 37점, 10어시스트, 5스틸을 쏟아낸 김선형을 당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양희종은 “스펠맨이 포스트업을 그렇게 잘하는 선수인지 오늘 처음 알았다. 은퇴기념 우승을 선물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며 활짝 웃었다.
7차전 맹활약으로 스펠맨은 그간의 부진을 씻었다.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우승의 주역인 스펠맨은 타 리그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벌써부터 그가 다음 시즌 안양에 남을지 관심사다.
우승 후 기자와 만난 스펠맨은 다음 시즌 남겠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그 때 가봐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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