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가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뛰고 있는 나폴리는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 프리울리 경기장에서 열린 2022/23 세리에A 33라운드 우디네세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이번 시즌 33경기에서 25승 5무 3패를 쌓아 승점 80을 기록한 나폴리는 2위 라치오(19승 7무 7패·승점 64)와 승점 차를 16으로 벌려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정상 등극을 확정지었다.
나폴리가 세리에A를 제패한 건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이자 1986/87시즌을 포함해 통산 세 번째다. 앞선 두 번의 우승은 세계축구사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디에고 마라도나를 중심으로 일궈낸 것이었다.
이후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엔 2∼3부리그로 떨어지기도 했던 나폴리는 2007/08시즌부터 세리에A를 지키며 리그 상위권 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준우승과 3위를 여러 번 차지했음에도 우승에는 닿지 못하다가 마침내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세리에A에서 유벤투스, AC 밀란, 인터 밀란 이외의 팀이 우승한 것은 2001년 AS 로마 이후 올해 나폴리가 22년 만이다.
나폴리 우승엔 한국인 수비수 김민재의 공을 빼놓을 수가 없다. 지난해 여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이적한 김민재는 첫 시즌부터 세리에A 최정상급 수비수로 올라서며 우승까지 누렸다.
김민재는 잉글랜드와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5대 '빅리그'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3번째로 우승한 선수가 됐다.
이날 적지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나폴리는 전반 13분 상대 미드필더 산디 로브리치에서 페널티지역 왼쪽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허용해 먼저 실점했다. 우승 확정 경기를 한 번 더 미뤄야하는 것 아닌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번 시즌 세리에A 득점 선두인 간판 공격수 빅터 오시멘이 후반 7분 동점포를 터트리며 나폴리에 우승을 안겼다.
오시멘은 코너킥 상황에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오른발로 시도한 슛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골문 정면에서 오른발로 차 넣어 골망을 출렁였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며 팀의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팀의 리그 33경기 가운데 32경기에 선발로 나오며 수비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6.79점을 줬다. 패스를 91회 기록해 팀내 최다였던 김민재는 선발 11명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나폴리가 원정팀이었지만 나폴리를 응원하는 팬 1만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고, 우승 직후엔 상대팀 홈구장임에도 그라운드에 뛰어들어 나폴리 선수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나폴리의 홈 경기장인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선 TV 단체시청이 이뤄졌는데 수만 명의 팬들이 우승이 확정된 후 기쁨을 함께했다.
사진=AFP, AP, 로이터/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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