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의 웹툰 제작과 기술포럼'…"AI, 1인작가가 기업 이길 수 있는 힘"
인공지능(PG)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인공지능(AI)이 그림까지 그리는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웹툰 작가들이 AI에 대해 마냥 우려하기보다는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 교수는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의 웹툰 제작과 기술 포럼'에서 기조 발제를 통해 "AI는 막을 수 없는 '진격의 거인'과 같다"며 "담을 쌓아봤자 넘어서 올 대세의 흐름이고,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창작 영역에서 잘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에서 인류가 식인종 거인을 피해 높고 두꺼운 방벽 속에 틀어박혀 살지만, 그 벽이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내용을 현 웹툰 업계 상황에 빗댄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웹툰 제작과 기술 포럼' |
지난 20년간 3차원(3D)이 애니메이션 업계의 대세가 되면서 3D 제작사인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했던 것처럼 웹툰 AI 산업은 국내 기업이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전 세계 웹툰 플랫폼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미 관련 AI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부터 자동 채색 프로그램인 '웹툰 AI 페인터'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고, 실사 사진을 캐릭터로 변환하는 '웹툰미', 자동 배경 분리 기술을 연구 중이다.
카카오도 작년 11월 AI 기반 이미지 생성 애플리케이션(앱)인 비디스커버를 출시했다. 영어로 제시어를 입력하면 이미지가 자동 생성되는 방식이다.
한 교수는 "네이버가 이런 기술을 개발할 수 있던 이유는 평균 200∼300개의 작품을 연재해왔고, 현재는 900개 이상 연재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주체로서의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CP(콘텐츠제공업체)라고 불리는 웹툰 스튜디오, 제작사 등도 AI 개발에 손을 뻗고 있다.
재담미디어는 이현세 작가의 작품 4천여권을 AI에 학습시킨 뒤 그 화풍과 연출 방식에 따라 만화를 그려낼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토대로 하면 향후 작업이 어려운 원로 작가는 물론 고인이 된 작가의 에이전트도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K-웹툰 (PG) |
AI가 거대 자본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되고는 있지만, 오히려 개인 AI를 활용하면 1인 작가에게도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점쳤다.
그는 "1인 작가가 50개, 100개의 IP를 만들고 많게는 1천명 가까이 작가 팀을 구축하고 있는 스튜디오를 이길 수 있는 힘은 AI에서 나온다"며 자본과 인력이 적어도 독창적인 장르 개발과 AI 기술만으로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봤다.
이재민 만화문화연구소장도 AI를 활용한 작업에 대해 "사람이 입력하고 기계가 출력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똑같다"고 말했다.
과거 펜으로 그림을 그리던 시절, 스크린 톤을 잘라 붙이던 시절, 태블릿으로 디지털 작업이 가능해진 시절 등을 언급하면서 오늘날의 AI를 둘러싼 우려와 논쟁도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AI가 창작에 활용되는 과정에서 창작자를 지키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10시간에 하던 일을 3시간이면 할 수 있다고 하면 일을 세 배 더 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AI의 시대는 더 빨라질 텐데 (AI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인간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 김영식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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