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에 화상으로 참석한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 기업은행의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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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역사상 첫 외국인 세터가 탄생했다.
IBK기업은행은 2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OVO 여자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받은 뒤,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30·태국)를 지명했다. 외국인 선수가 V리그 여자부에서 세터로 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부에선 사례가 있다. 2009~10시즌 우리캐피탈에서 뛰었던 블라도 페트코비치다. 이날 지명 순서는 확률 추첨기에 7개 구단 구슬을 10개씩 넣어 무작위로 뽑는 동일 확률 추첨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업은행은 4.3%의 확률을 뚫은 것이다.
키 1m73㎝의 폰푼은 현재 태국 대표팀 주전 세터로 활약 중이다.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로 빠르고 낮은 토스가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태국을 이끌고 한국 대표팀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물리치는 데 앞장섰다.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은 드래프트 후 "저희 팀이 추구하는 빠른 패턴의 공격에 적합한 선수"라며 "올해 구상은 '움직이는 배구'였는데 마침 1순위로 데려올 수 있어서 행운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폰푼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배구가 있는 것 같다. 일단 맡겨놓고 팀을 운영해보라고 한 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조언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면서 "지도자가 세터를 가르치려다 보면 세터가 경직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폰푼은 화상 인터뷰에서 김 감독을 향해 "지명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마음가짐과 정신적인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터는 많은 역량이 요구되는데 한국에 빠르게 적응하고 한국어를 배워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한국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 다니는 것도 기대된다"며 웃었다.
아시아 쿼터는 기존에 팀당 1명씩 계약하는 외국인 선수 제도와 별도다. 동아시아 4개국(일본·몽골·대만·홍콩)과 동남아 6개국(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미얀마) 등 총 10개국 선수를 대상으로 팀당 1명씩 뽑는 새로운 제도다. 올해엔 태국 3명, 인도네시아 2명, 일본·필리핀 각 1명씩 뽑혔다. 아시아쿼터로 선발된 선수의 연봉은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다. 국내 선수 보수총액에서는 제외된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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