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안 맞혀요"…한국 '백신 신뢰도' 최하위로 떨어졌다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예방접종(백신)에 대한 국내 신뢰도가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COVID-19) 기간 백신 신뢰도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2023 세계 어린이 백신 접종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전후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도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보고했다.

조사 대상 55개국 중 52개국에서 백신 신뢰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의 백신 신뢰도는 평균 44%p(포인트) 수직으로 하락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우리나라의 기존 백신 신뢰도는 90%대에 달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48%에 그쳤다. 백신 신뢰도 순위에선 55개국 중 최하위권인 54위에 머물렀다.

특히 35세 이하 청년층의 백신 불신이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년층에선 30%p 중반 수준의 하락 폭을 보였지만, 청년층에선 55%p나 떨어져 전체 조사 국가의 모든 집단 대비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백신 신뢰도 하락 폭은 파푸아뉴기니, 가나, 세네갈 등 아프리카 최빈국이 우리나라의 뒤를 이었다. 일본 역시 백신 신뢰도가 30%p 이상 떨어지며 하위 5위를 기록했다.

반면 55개국 중 중국과 인도, 멕시코 3개국에서만 백신 신뢰도가 상승했다. 중국의 백신 신뢰도는 10%p나 뛰어올라 95%(3위)를 기록했다.

유니세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정보가 범람하는 동시에 권위에 대한 신뢰 하락 등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한 영향"이라면서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강화한 여러 사회적 요인이 국제 보건 상황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방접종은 백신(약화하거나 사멸 처리한 병균)을 통해 약한 면역반응을 의도적으로 일으켜 병균과 싸우는 항체를 형성하는 감염병예방법이다. 병균과 질병에 노출하더라도 감염되지 않거나 경미한 증상만으로 병을 이겨낼 수 있게 돕는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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