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미(28)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차지했다. 이주미는 16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섰다. 2위 박현경(23)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받았다.
이주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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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이주미의 첫 우승이다. 자신의 148개 출전 대회 만이다. 이주미는 안송이(237개), 박소연(167개), 윤채영(157개)에 이어 역대 네 번째 많은 출전 대회 끝에 첫 승을 따낸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이주미의 역대 최고 성적은 2021년 7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의 5위였다. 톱 10 진입도 3차례가 전부였다. 2019, 2020년에는 드림(2부)투어로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상금랭킹 58위를 하며 상위 60위까지 주는 출전권을 가까스로 지켰다.
이번 대회도 3라운드를 공동 4위로 마쳤지만, 우승 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주미의 이름 위에는 박지영(27), 박민지(25), 박현경이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인 박지영은 지난해 12월 열린 시즌 개막전(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째를 노리고 있었다. 지난해 투어 다승왕, 상금왕 2연패에 성공한 박민지와 지난해 우승은 없지만 27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한 박현경 등을 넘어서긴 쉽지 않아 보였다.
이주미는 마지막 2개 홀에서 역전극의 시동을 걸었다. 1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6야드(약 2.4m) 거리로 굴려 보낸 이주미는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자신의 다음 차례인 챔피언 조 선수들을 압박했다. 탄력을 받은 이주미는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5야드(약 1.4m) 거리로 더 가까이 붙이며 연속 버디를 작성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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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한 때 선두로 치고 나섰던 박현경은 14번 홀(파3), 16번 홀(파3)에서 내리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18번 홀에서 버디로 한 타를 줄이며 공동 2위에서 단독 2위가 된 데 만족해야 했다. 반대로 단독 2위를 눈앞에 뒀던 신인 김민별(19)은 18번 홀에서 2.8m 버디 퍼팅을 놓친 데 이어 0.6m 거리 파까지 놓치는 실수로 공동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주미는 “(우승하면) 많이 울 줄 알았는데 실감이 안 난다”라며 “최고 성적인 5위 안에만 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해서 조금 더 편하게 경기했다.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하지 않아서 (부담 없이) 우승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선수생활을 하며) 고비도 많았다. 부모님이 이제 골프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도 하셨다”며 “이왕 골프를 시작했으니 뭐라도 한 번 해보고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148번의 도전 끝에 첫 승을 수확한 이주미는 이번 우승이 새로운 분기점이 되길 꿈꾼다. 당장 2년간 정규투어 출전 자격을 확보하게 된 이주미는 “생각지도 못한 2년의 세월이 생겼다. 당장 어떤 목표를 세운 것은 없지만 기존 목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승 상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묻자 “행복한 고민이다. 고향이 부산이라 (경기) 용인에 방을 구했는데 계약기간이 끝나간다. 새로운 방을 구하는 데 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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