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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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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 "연극 무대 금의환향? 하고 싶어서 돌아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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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로 5년 만에 무대 복귀

악마 메피스토 역…유인촌·박은석·원진아와 호흡

"박해수를 위한 연극" 반응엔 "다른 배우들 덕분"

"먹먹함과 충만함, 위로를 주는 배우 되고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금의환향도 아니고, 초심을 지키겠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연극이 하고 싶어서 무대에 돌아왔을 뿐입니다.”

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난 배우 박해수는 연극 ‘파우스트’로 5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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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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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는 오는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하는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쓴 역작. 배우 유인촌, 박은석이 각각 늙은 파우스트와 젊은 파우스트 역을, 배우 원진아가 젊은 파우스트와 사랑에 빠지는 그레첸 역을 맡았다.

박해수의 연극 출연은 2018년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낫심’ 이후 처음이다. 2020년 음악극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을 통해 무대에 오른 바 있으나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5년 만이다.

연극 복귀작으로 ‘파우스트’를 선택한 이유로는 작품 자체의 매력을 꼽았다. 박해수는 “무대에 서 있는 에너지를 잊지 않았을까 두려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파우스트’라는 작품에서 메피스토라는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는 신과 함께 인간 파우스트를 두고 내기를 거는 악마. 파우스트의 파멸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다. 박해수는 “악마보다는 보험설계사, 보증인, 나아가 친구, 애인, 선배와 후배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처럼 메피스토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람보르기니를 끌며 스스로를 악마라 소개하며 탐욕의 씨를 뿌리는 매혹적인 악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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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왼쪽)의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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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서 박해수는 165분의 공연 시간 동안 거의 쉼 없이 무대에 오른다.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물론 춤, 노래 등 많은 볼거리를 보여준다. 박해수의 무대 복귀를 기다렸던 관객들 사이에선 “박해수를 위한 연극”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해수는 “작품 전체적으로 메피스토가 보여주는 흐름이 많아서일 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같이 출연하는 극단 여행자 식구들의 에너지가 더 대단하고, 그들이 나를 더 푸시해준다”며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공으로 돌렸다.

극 중 메피스토가 파우스트와 함께 선술집을 찾는 장면에선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이 탄생시킨 대사 “식사는 잡쉈어?”가 등장한다. 선술집 손님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 배우 한인수의 대사다. 박해수는 “원래 대사는 ‘머저리들이랑 밥이라도 드시고 오셨나’라는 대사였는데,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아이디어를 냈고 연출님도 동의해서 삽입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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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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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는 2007년 연극 ‘안나푸르나’로 데뷔했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갈매기’ ‘유도소년’ ‘남자충동’, 뮤지컬 ‘영웅’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드라마, 영화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던 그는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의 절친 조상우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수리남’ 등 넷플릭스 시리즈에 꾸준히 출연하며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박해수는 ‘오징어 게임’ 출연 이후 지난 2년에 대해 “저로서는 신기한 시간이었다”며 “저의 인지도를 선한 영향력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영화, 드라마, 음악, 공연 등 문화가 사람들에게 치유를 받고 위로를 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비 오는 날 로베르토 베니니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으며 웃었던 때의 힘과 위로가 아직 제게 남아 있어요. 장민호, 백성희 선생님이 나오셨던 연극 ‘3월의 눈’을 보며 ‘배우가 힘을 빼고 연극을 하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어 소름 돋았던 기억도 생생하고요. 이런 먹먹함과 충만함, 위로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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