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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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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V리그 3연속 통합우승…조종석엔 38세 한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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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한항공이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승리해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MVP 트로피에 키스하는 한선수(가운데)와 메달에 입맞추는 선수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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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또다시 가장 높이 날았다. 코트 위의 사령관 한선수(38)가 대한항공을 3연패(連覇)로 안전하게 착륙시켰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3-25, 13-25, 25-22, 25-17, 15-11)로 현대캐피탈을 꺾었다. 두 세트를 먼저 내준 대한항공은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챔프전을 3연승으로 마무리 한 대한항공은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네 번째 정상(2017~18, 20~21, 21~22, 22~23시즌) 등극이다. V리그에서 3연패에 성공한 건 7년 연속 우승했던 삼성화재(2008~2014)에 이어 두 번째다. 대한항공은 남자 배구 최초로 트레블(컵대회·정규시즌·챔프전 우승)도 달성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상(MVP)은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에게 돌아갔다.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23표를 받아 팀 동료 링컨 윌리엄스(7표)를 제쳤다. 2017~18시즌 V리그 사상 세터 최초로 MVP를 차지했던 한선수는 5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받았다. 2007년 한양대를 졸업한 한선수는 군 복무기간(14~15시즌)을 제외하면 16년 동안 대한항공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부드러운 인상과 달리 ‘상남자’다. 동료들이 집중력을 잃으면 툭 던지듯이 한 마디 해 집중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갖췄다. 3차전에선 먼저 두 세트를 내줬지만 선수 교체 없이 끝까지 해내겠다는 의지를 모았고,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그는 세 딸의 아버지다. 하지만 20대 선수들 못지않게 몸 관리를 잘 한다. “힘들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도 코트에선 빠르게 달려가 힘 있게 공을 올려 공격수들에게 배달한다.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고 공격수가 편하게 때리게 만드는 능력은 단연 최고다. 3차전에선 3득점(블로킹 2개, 서브득점 1개)까지 보태며 승리를 이끌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선수가 지난 시즌보다 부진했다고 하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터 출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젊은 현대 세터들과)베테랑 세터의 경험 차이가 있었다”며 한선수를 인정했다. 탁월한 비행을 마친 세터 한선수의 손에는 네 번째 우승 반지가 끼워진다.

한선수는 “3연속 통합우승을 해서 기분좋다”며 “초반에 침체됐다. 하지만 선수들끼리 ‘해보자,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역전승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은 상복이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한 해, 한 해 더 소중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한선수는 ”조금씩 내려놓으려고 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버텨야 하니까 마지막까지 버틸 생각이다. 목표는 마흔 두 살까지 뛰는 건데, 팀원들의 리시브에 달렸다“고 웃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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