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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민타자'가 진단한 韓 야구의 연이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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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승엽 감독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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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2023년 들어 연일 악재가 터지고 있는 한국 야구에 대해 분석했다.

이 감독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한국 야구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2023년 들어 한국 야구에는 연이어 안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먼저 지난 2009년 대회 이후 14년 만의 4강 진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출전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013년, 2017년에 이어 세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맛봤다.

비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28일에는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롯데 투수 서준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참가활동정지 조치를 받았으며, 같은달 30일에는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박동원(현 LG 트윈스)과의 자유계약(FA) 협상 중 뒷돈을 요구한 것이 밝혀져 해임됐다.

불과 개막을 하루 앞둔 3월 31일에도 악재는 계속됐다. KBO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KBO 산하 마케팅 자회사인 KBOP 관계자의 배임수재 혐의와 관련한 사건을 경찰에서 송치받아 강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BOP는 리그 스폰서십 선정 관리나 리그 공식 후원사 유치 관리, 각 구단에서 위임받은 통합 상품화 사업, 중계권 사업 등 KBO 리그의 주요 마케팅을 맡고 있는 회사다.

여기에 같은날 오전에는 KBO 클린 베이스볼센터에 온라인 불법 도박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KBO 관계자는 "아직 불확실한 내용도 있어 사실 확인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이 감독은 "야구인으로써 굉장히 무거운 마음이다. 모든 야구인들의 잘못이다. 예전부터 안 좋은 모습들이 지속됐고, 쌓이고 쌓이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야구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그렇다 해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반성할 것을 반성하고 (팬들이) 새로운 야구를 보셨으면 한다"며 "우리나라 야구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이 감독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야구가 부진한 것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베테랑들이 국가대표에 많다는 것은 새로운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어린 스타들이 들어와야 경쟁이 되고 결과물을 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어린 선수들이 프로에 와 얼마 간의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생각보다는 바로 선배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구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승엽 감독은 현역시절 '국민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 감독은 2017시즌까지 통산 1096경기에서 0.302의 타율과 467홈런 1498타점을 올렸다. 2003년에는 56개의 아치를 그리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통산 홈런 순위와 한 시즌 최다 홈런은 아직도 깨지지 않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뛴 이 감독은 8년 간 두 차례의 재팬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 감독의 활약은 국제대회에서도 이어졌다. 올림픽 금메달 1개(2008년), 동메달 1개(200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2002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2006년) 등의 성과를 이끌었다. 은퇴 후에는 KBO리그 해설위원으로 견문을 넓혔으며, 재단법인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을 운영해 풀뿌리 야구 문화 정착에 힘썼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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