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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유강남 잡은 그 모습처럼” 급하지 않은 한화 김서현 프로젝트 시동, 피치 디자인 정립[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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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투수 김서현이 2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경기 7회 투구 전 기도를 하고 있다. 2023. 3. 26.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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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구위는 이미 증명했다. 결과도 좋았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더 건강한 몸을 만들고 투수로서 완성됐을 때 1군 무대에 올려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구위와 제구, 그리고 구종이 정립된 상태로 꾸준히 활약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한화가 서산에서 특급 신인 김서현(19)의 피치 디자인에 돌입한다.

의외라면 의외다. 한화가 지난달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4월 1일 개막 엔트리에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한 김서현의 이름이 없었다. 5번의 시범경기 중후반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3개의 홀드를 올렸지만 한화는 과정에 주목했다. 김서현이 1군에서 개막을 맞이할 수도 있으나 향후 어설픈 상황에서 2군으로 내려가는 것을 경계했다. 시작은 2군이라도 완성도를 더해 1군에 올린 후 다시 2군으로 내려가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한화 손혁 단장은 “당장 1군에서 던지는 것보다 조금 편한 상황에서 던지게 하고 싶다. 1이닝씩만 던지는 게 아닌 아닌 1이닝 던지고 쉬다가 2이닝 던지고, 또 좀 쉬다가 3이닝도 던져보게 할 계획”이라며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훈련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손 단장은 “이닝을 늘리는 게 선발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투수는 훈련을 통해 얻는 것과 경기를 통해 얻는 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김서현은 둘을 병행하면서 제구와 변화구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능은 엄청나다. 시범경기 기간 속구 최고구속 150㎞ 중반대. 평균구속 150㎞대를 찍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한다. 팔높이도 자유롭게 변화를 주면서 강하면서도 다채로운 투구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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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김서현이 2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경기 7회 역투하고 있다. 2023. 3. 26.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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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완전히 정립된 모습은 아니었다. 5번의 시범경기 중 자책점은 1점 뿐이었지만 4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4개의 볼넷도 범했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고 제구의 기복도 보였다.

손 단장은 “사실 처음 봤을 때는 너무 말랐었다. 구속은 정말 좋은데 ‘과연 이 빠른 공을 몸이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조금 했다. 그래도 미국, 일본 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몸이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이제는 실전을 통해서 필요한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서현 본인에게도 구단이 정한 방향성을 전달했다. 손 단장은 “엔트리 발표에 앞서 면담에 임했다. 20, 30분 동안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고 구종 같은 경우 빠른 공, 슬라이더, 체인지업 셋으로 간결하게 가보자고 했다. 롯데전에서 유강남을 잡은 모습이 가장 좋은 패턴으로 보였다. 그렇게 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이 부분을 훈련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구체적인 목표점을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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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김서현이 2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경기 7회 역투하고 있다. 2023. 3. 26.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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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은 지난 26일 사직 롯데전 7회말 유강남을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초구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었고, 패스트볼 계열의 152㎞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3구 체인지업이 유강남 몸쪽으로 완벽하게 가라 앉으며 연달아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기록했다.

이전의 한화였다면 서둘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김서현의 잠재력만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장시환, 김범수, 강재민, 윤산흠, 이태양, 한승혁 등 필승조가 꾸준히 리드를 지켰다. 시범경기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9승 3패 1무로 시범경기 1위에 오른 비결은 강한 불펜에 있다.

손 단장은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큰 부상을 당한 투수가 없다. 보통은 이 시기에 부상자가 나와서 한 두 명씩 2군에서 끌어써야 하는데 원만하게 부상없이 개막전까지 왔다. 우리가 서두르지 않는 모습에서 뎁스도 조금씩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또 한 명의 필승조 박상원 복귀도 조급하게 진행하지 않는다. 손 단장은 “박상원은 보통의 투수로 보면 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에 돌입하는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 하루 일찍 1군에 올라온다고 큰 의미는 없지 않나”며 “일단 2군에서 편한 상황부터 던지게 할 것이다. 주자없이 6, 7회 정도에 던지고 그 다음에 9회에도 던져보고, 마지막으로 연투까지 한 후 괜찮으면 1군으로 부를 계획”이라고 박성원의 복귀 계획을 전했다. 박상원은 지난달 26일 사직 롯데전, 단 한 번의 시범경기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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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박상원이 2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경기 6회 역투하고 있다. 2023. 3. 26.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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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승점이다. 최종평가도 결승점을 지나는 순간 나온다.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보면 부족한 순간이 온다. 한화가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지점은 4월이 아닌 페넌트레이스 결승점인 9월말 혹은 10월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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