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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사적복수, 현실에선?..그래서 송혜교x이제훈이 통쾌하다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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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사적 복수, 드라마에선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SBS ‘모범택시’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현실에선 어려운 일이 드라마에선 마음껏 가능한 이유에서다.

지난 2017년 2월, A씨는 청주의 한 커피숍에서 딸이 다니는 고교의 취업상담관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숨진 취업상담관이 자신의 딸을 노래방에서 성추행했다는 게 범행 동기다. A씨는 남편의 설득 끝에 인근 지구대로 찾아가 자수했다.

그는 범행 50분 전 피해자에게 '법이 무색하다 가만히 안 둔다'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걸로 알려졌다. 이후 집에서 흉기를 챙겨 커피숍으로 향했고, 피해자가 현장에 도착한 지 1분도 안 돼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이를 계획 살인으로 판단했다.

심지어 딸이 성추행 당한 피해는 신고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살인을 저리는 행위를 용인할 수 없는 범죄로 봤다. 이른 바 사적 복수. 재판부는 사적 복수에 관해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량 7~12년 중 일부를 감경,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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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선 이렇게 사적 복수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드라마 속 사적 복수에 시청자들이 더 큰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그 중심에 ‘더 글로리’와 ‘모범택시2’가 있다.

지난 10일 공개된 ‘더 글로리2’는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한국을 비롯한 일본, 베트남, 태국, 대만, 멕시코, 모르코, 뉴질랜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카타르, 파라과이, 페루,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등 총 42개국 1위를 기록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2위, 미국과 영국에선 3위를 하는 등 유럽과 아메리카 지역에서도 골고루 사랑받고 있다.

파트2에선 문동은(송혜교 분)의 본격 복수와 학교폭력 가해자 5인방의 인과응보가 담겨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 문동은이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빌런들을 응징하는 건데 현실과 다른 사적 복수 스토리가 통한 모양새다.

‘모범택시2’ 역시 마찬가지.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여러 사건의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지난 2021년 방송된 1편의 흥행에 힘입어 2년여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기획의도에 밝혔듯 ‘모범택시’ 시리즈는 대놓고 하는 사적 복수극이다. 시즌1 때 최고 시청률 16.0%를 찍었는데 2편에서도 그에 근접하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사건 피해자들의 가족이었던 김도기와 무지개 운수 식구들을 대놓고 응원하며 빌런들의 몰락을 즐기고 있는 시청자들이다.

딸을 성추행한 남자를 살해한 A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문동은과 김도기를 만났다면? 사적 복수가 불가한 현실과 드라마의 괴리가 씁쓸할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더 글로리’, ‘모범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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